[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후진 제동 보조 시스템(RBA) 기능이 누락된 ‘익스플로러’를 구매한 차주들이 포드코리아의 '50만원 보상' 방안에 반발하고 있다. 포드코리아측이 차주들에게 보상 조건으로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확인서 서명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코리아는 지난 16일 RBA 미탑재로 손해를 입은 차주들에게 5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또한 정재희 포드코리아 대표 명의의 서신을 고객들에 보냈다.
정 대표는 “2020 포드 익스플로러 리미티드(Limited) 모델을 구매 또는 계약하신 고객님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해당 차량에는 RBA이 장착되지 않았지만 당사가 제작한 브로셔 등에는 장착이 된 것으로 표기돼 고객님께 혼선을 드린 점 깊이 사죄드립니다”면서 “당사는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해당 오류를 발견한 즉시 시정했으며, 이미 차량을 구매했거나 구매계약을 체결하신 고객분들께 사죄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소정의 상품권을 지급해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드코리아가 RSA 미탑재 피해 차주들에게 요구한 확인서. 사진/팀 포드 익스플로러 네이버 카페 제공
하지만 포드코리아가 50만원 상당의 상품권 수령 조건으로 확인서 작성을 요구하면서 피해 차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포드코리아가 전제 조건으로 제시한 확인서 내용을 보면 ‘차량 판매 딜러사 또는 제3자에게 어떠한 추가적인 보상 또는 배상을 요구하지 않으며, 기타 일체의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에 동의하고 서명을 해야한다.
오우영 ‘팀 포드 익스플로러(TEAM Ford EXPLORER)’ 네이버 카페 동호회 운영자는 “50만원 상품권을 받는 조건을 보면 결국 집단분쟁조정을 하지 말라는 의미”라면서 “분쟁조정 신청에 참여한 회원분들의 반발이 거세다”고 말했다. 이어 “포드코리아에서 명백한 실수를 했음에도 상품권으로 무마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포드 신형 익스플로러 차주 52명이 16일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사진/오우영 팀 포드 익스플로러 카페 운영자 제공
한 차주는 “딜러와 통화했는데 다음달 4일까지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며, 미제출 시 법적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간주해 상품권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회원들은 ‘확인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차량 출고가 거부된다’거나 ‘기업을 상대로 소송에 이길 수 있겠느냐’ 등의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 씨는 “일부 딜러가 확인서 제출을 독촉하기 위해 차량 출고 거부 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집단분쟁조정에 참여를 원하는 회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소비자원에서 분쟁조정 서류 검토 후 내년 1월 중 연락을 준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RBA 미탑재로 피해를 입은 차주 52명은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부당표시광고 신고 및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포드코리아가 정재희 대표 명의로 고객들에 보낸 사과문. 사진/오우영씨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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