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벗어난 철강업계 "당장 효과는 글쎄"
미 법원 "한국산 철강 관세 낮춰라" 명령, 업체 '한숨 돌려'
관세율 재산정에만 3개월 소요 전망…"수출 증가까지 시간 필요"
2019-11-27 15:41:13 2019-11-27 15:41:13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국 연방국제무역법원(CIT)이 미 상무부에 한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낮추라는 명령에 국내 업계는 일단 한숨 돌렸다. 그러나 상무부가 이를 받아들여 관세를 재산정하는데만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당장의 수출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IT는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 한국산 철강의 관세를 "재고하거나 관세율을 낮춰야 한다"라고 판결했다. 
 
작년 미국 상무부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10월 사이 수입된 한국산 배관용 탄소강관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제철은 가장 높은 30.85%, 세아제강과 휴스틸은 각각 19.28%, 7.71%의 관세를 물었다. 
 
당시 상무부는 '불리한 가용정보(AFA)'와 특정시장상황(PMS)을 사용해 국내 철강업체에 관세 폭탄을 투척했다. 이는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물품이 수입돼 자국 산업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 부과하는 관세다.한국 정부의 보조금에 대한 지급으로 시장 가격을 왜곡했다는 주장이다.  
 
상무부가 고율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강관 수출실적이 타격을 입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강관 수출량은 91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가량 줄어들었다. 이중 대미 수출량은 43만톤으로 같은 기간 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국제무역법원(CIT)이 자국 상무부에 한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낮추라는 명령에 국내 업계는 일단 한숨 돌렸다. 사진/뉴시스
 
그러던 중 미국 법원이 국내 철강업체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것이다. CIT는 상무부가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근거로 삼은 PMS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철강 제품 수출 회복을 기대해볼 만하다. 최대 30% 가량 붙던 관세가 없어지면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 중 배관용 탄소강관이 두번째로 많은데 그동안 관세가 높아 수출에 차질이 있었다"면서 "상무부가 어떤 결정을 할지 아직 모르지만 관세가 재고된다면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당분간은 현재 고율관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는 상무부가 관세율을 재산정하는데만 3개월 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법원이 재산정된 관세를 검토후 통과시키면 상무부가 미국 관세청에 관세율 적용 지시를 내리게 된다.
 
또 당장은 상무부가 법원의 판결을 수용한다고 장담할 수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CIT의 판결을 미국 상무부에서 수용을 할지, 상고를 진행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판결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재산정하는데에도 일정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연방국제무역법원(CIT)이 자국 상무부에 한국산 철강 제품에 부과한 고율 관세를 낮추라는 명령에 국내 업계는 일단 한숨 돌렸다. 사진/뉴시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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