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품는 용인, 집·전세·땅값 상승세
2만여개 일자리에 수요 유입 전망…"개발 본격화시 시장 들썩일 것"
2019-11-24 12:30:07 2019-11-24 12:30:07
[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내년 반도체 투자가 3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개발호재가 경기도 용인시 집값, 전셋값, 땅값까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120조원 이상의 반도체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이와 더불어 세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반도체장비 기업도 연구개발센터를 짓기로 해 관련 일자리도 2만여개 이상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산업단지를 배후수요로 확보하는 인근 아파트 가격 상승 여력이 높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 관측이다.
 
24일 국토교통부 및 업계 등에 따르면 용인에 반도체 시설과 관련된 개발 소식이 쌓이는 가운데 이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반등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반도체클러스터와 지곡산업단지가 각각 위치하는 처인구와 기흥구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달 96.5, 105.1을 기록했다. 처인구는 지난 6월 95.7에서, 기흥구는 7월 104.7로 저점을 찍고 지수가 서서히 오르고 있다. 
 
산업단지의 일자리 수요는 인근 주택단지의 임대수요로 흡수된다. 투자가 본격화되기 전이라도 수요가 몰릴 전망에 전셋값은 선반영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실제 이 지역 전세가격지수 역시 상승세다. 처인구는 지난 7월 93.9까지 내려갔다가 8월부터 서서히 올라 지난달 94.1을 기록했다. 기흥구도 지난달 87.6으로 전월대비 0.6 상승했다.
 
올 3분기까지 용인시 처인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땅값이 5.17% 올라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투자 자금이 유입되며 땅값을 밀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시간이 지나면서 개발이 본격화하면 수요가 많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른 공인중개사도 “장기적 개발 호재로 수요가 차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시설이 들어서면 기반 인프라도 확충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반도체 시설 투자로 해당 산업과 관련한 기업체나 여러 시설이 주변에 들어설 수 있다”라며 “유동인구의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단기적 영향은 작을지라도 길게 보면 이 일대의 부동산 시장 가격을 견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산업단지가 위치하는 인근 지역 중심으로 매매시장뿐 아니라 전월세 시장 등 임대차 수요 역시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고용 창출 효과로 인해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일 잠재력이 존재한다”라고 분석했다.
 
경기도와 SK하이닉스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서 반도체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인허가 등 필요한 행정절차는 내년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 일대에 10년 동안 120조원을 투자해 산업설비 등을 구축하고 1조6000억원 규모의 기반시설 투자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SK하이닉스에서 계획 중인 1만5000명 고용을 포함해 2만개 이상의 직·간접적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513조원의 생산유발, 188조원의 부가가치도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 반도체 장비업체도 용인시에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는 최근 용인시 내 지곡산업단지 시행자인 신삼호와 산업용지를 수의계약으로 우선 공급받는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램리서치는 이 지역에 본사의 연구개발 기능을 이전해 연구개발센터를 구축한다. 1차 투자금액은 약 1억달러(약 1175억원)로 크지 않지만 연구센터가 들어서면서 용인시는 반도체도시로서 입지를 굳힐 전망이다.
 
한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용인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백군기 용인시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이재명 경기도지사, 백군기 용인시장, 안재현 SK건설 대표이사). 사진/경기도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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