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일왕 즉위식 참석, 아베 만나나
총리실 22~24일 공식 방문 발표, 한일관계 회복 계기 마련 '주목'
2019-10-13 15:17:04 2019-10-13 15:17:04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오는 22일 열리는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에 참석한다. 특히 이 총리가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경색에 빠진 한일 관계를 풀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주재 정상급 만찬에서의 자연스러운 접촉 또는 별도의 회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국무총리실은 13일 이 총리가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차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간 일본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어 방일기간 이 총리가 일본 정재계 주요인사들과 면담을 갖고, 동포 초청 간담회 등의 일정도 소화한다고 덧붙였다.

축하사절단으로 일본으로 향하는 이 총리는 또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메시지가 담긴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관심의 초점은 아베 총리와의 만남이다. 22일 즉위식 및 궁정 연회 후 23일에는 아베 총리가 각국의 축하사절단을 대상으로 하는 연회를 연다. 자리에서 이 총리와 아베 총리간 자연스런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
 
사실 이 총리도 일왕 즉위식 참석을 희망해 온데다 한일 관계 해법과 관련해 계기를 강조해왔다. 이 총리는 3월 중국 충칭 방문 당시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6월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10월 일왕 즉위식이 있는데 계기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나아가 최근 한 일본 NHK도 아베 총리가 이 총리가 단시간 회담을 가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총리의 일본행 의지는 과거 이 총리가 기자시절 도쿄 특파원을 지냈고, 국회의원 시절에는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수석부회장을 역임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현 정부 내에서 '지일파'에 해당하는 이 총리가 공식 행사를 계기로 한일 관계 회복의 구원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제9차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여권 관계자는 "사실 이 총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 내 상황을 파악해 왔다"며 "정부의 뜻을 일본 정부 측에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데 물밑에서 노력해 온 만큼 아베 총리간 만남이 성사된다면 가시적 성과까지는 힘들더라도 일종의 관계 회복의 모멘텀을 만들수는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대법원 배상 판결을 둘러싼 공방과 수출 규제, 과거사 인식 간극 차이는 간단히 극복할 문제는 아니지만 매듭을 풀어가는 기회로서는 이번 일왕 즉위식이 가장 적절한 계기라는 게 정부 안팎의 분위기라는 얘기다. 

앞서 아베 총리는 최근 참의원 대표질문에서 "한국은 한일 청구권협정의 위반 상태를 방치하는 등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우리 정부에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며 북한 문제를 비롯해 한일과 한미일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해 최근 강도높은 발언의 수위를 조금 낮춰 관계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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