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울에서 집 구하기 어렵다는 청년들의 목소리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보증금과 월세 등 금융지원을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서울시는 7일 저녁 서울 중구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청년·신혼부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 걱정말아요’ 주거지원방안 확대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자리는 예비 신혼부부, 취업 준비생 등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인 주거 문제에 대한 당사자 목소리를 가감없이 듣기 위한 자리다.
서울의 주거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청년들에게 특히 가혹하다. 인구 감소 추세인 서울에서 자녀를 둔 30대는 순유출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7년간 도시근로자 소득이 9% 증가할 때 주택가격은 44% 증가했다. 서울주택의 평균 가격은 6억5000만원으로 경기도의 3억2000만원 2배를 훌쩍 넘으며, 청년들 3분의 2가 월세에 거주해 월세 거주비율이 3분의 1에 못 미치는 전체 평균과 대비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저녁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서 청년들과 주거지원방안 확대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이날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청년들은 육성·영상·엽서로 각자의 다양한 주택마련 고민을 쏟아냈다. 예비신부 김수연씨는 “공공임대주택을 신혼집으로 보고 있는데 제가 2호선 위주로 찾는 것과 달리 정작 공공임대주택은 3호선이나 9호선에만 많다”며 “막상 공공임대주택이 돼도 돈이 걱정이라 저처럼 예비신혼부부나 독립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혼한 지 3년 된 최기원씨는 “전세 자체가 거의 없어 힘들었는데 서울시에서 신혼부부 지원하는 정책을 받게 돼 월세보다 싼 돈에 전세에 들어가 금전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다”며 “은행도 아닌 부동산을 통해 우연히 지원정책을 알게 됐는데 다른 분들은 모르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으로 20살부터 서울에서 생활한 김지선씨는 “청년들은 임대주택이 되기도 ‘신의 은총’이 필요하지만, 막상 돼도 가격이 문제”라며 “부산에서 월세 주거비 지원 정책을 하는데 우리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제 막 정규직이 된 31살 김태윤씨는 “서울에서 대학 때는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지금은 졸업에 취직을 하니 친구집, 친척집을 떠돌고 있다”며 “아무리 잘해줘도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월세에 복비 등 따지다보면 정규직이 됐는데도 목돈은 턱도 없다”고 호소했다.
“부동산 정책 정보나 용어를 이해하기 어렵다”, “절차나 서류가 너무 복잡하다”, “SH, LH가 서로 다른 정보를 제공한다”, “4대보험이 안되는 예술인은 소외된다”는 지적에 대해 박 시장은 “서울시 정책이 너무 복잡한데 더 단순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올댓하우스(가제)' 같이 주거 관련 정보를 모은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답변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이 1년에 1조원 가량 투자해 남은 임기 2년까지 10%인 40만호 임대주택을 갖게 된다”며 “여기에 돈이 훨씬 많은 중앙정부가 과감히 투자하면 서민 대부분이 살 수 있는 임대주택 30%를 달성해 ‘집 걱정말아요’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대주택이 30%만 돼도 시장에서 영향력을 갖게 돼 가격폭등 같은 일은 많이 사라질 것”이라며 “청년들에게 금융지원이 도움된다고 하는데 금융지원은 새로 짓지 않아도 약간의 지출만 더하면 가능하니 보증금·월세 지원을 더 크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원석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주성을 강조하는 중장년 이상과 달리 청년들은 이동성이 커 금융지원을 선호한다”며 “수요가 워낙 많아 서울시 혼자 공공임대도 늘리고 금융지원도 하기 어려우니 정부도 관심 갖고 함께 재원을 투입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7일 저녁 서울시청년일자리센터에서 청년들과 주거지원방안 확대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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