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 사업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임병용 대표이사가 이끄는 GS건설이 해외에서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호주 빅토리아주에서 대규모 도로 건설 공사 입찰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해외 성적이 올해 목표액에 못 미치는 상황에 이번 입찰이 수주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주력 사업인 국내 주택이 부진에 빠질 우려가 높은 만큼 해외 사업의 무게감이 남다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호주 빅토리아주가 발주한 ‘노스 이스트 링크(North East Link)’ 프로젝트 입찰에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호주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북부와 남동부 지역을 잇는 도로·터널 건설 공사다. 계약 금액은 70억~90억 호주달러(약 5조7000억~7조3500억원)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빅토리아주 최대 도로 공사라고 평가한다.
GS건설은 이탈리아의 유수 건설사 '살리니 임프레질로'가 주관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컨소시엄은 호주 인프라 투자 기업 카펠라 캐피털 등을 포함해 총 6개 업체로 구성됐다. GS건설은 베트남과 쿠웨이트 등에서 도로·교량을 시공한 경험이 있어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계 건설사로 꼽히는 이탈리아 업체가 주관하는 만큼 GS건설 컨소시엄이 호주 사업을 따낼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두 개 컨소시엄이 입찰에 참여해 경쟁하고 있다.
GS건설의 컨소시엄 지분율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업 수주시 이 공사가 회사의 해외 성적을 개선하는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임 대표의 GS건설은 해외 수주 성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상반기 해외 수주 금액은 약 4560억원으로 올해 목표액의 13% 수준이다. 회사는 과거 대규모 손실을 겪은 이후로 위험을 줄이기 위해 선별 수주에 나서는 분위기다.
국내 주택 시장 분위기가 어두운 점도 GS건설의 해외 사업 필요성을 높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강화 등 공공기관과 정부가 집값 잡기에 열 올리면서 분양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회사가 상반기 분양한 물량은 연간 목표의 22.7%에 그친다. 분양가 상한제 등에 따른 정비사업 물량 감소도 임 대표가 직면한 리스크다. 주력 사업인 주택 먹거리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GS건설이 수주해 작업 중인 한 해외 공사 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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