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매운동에 종량세 전환…수제 맥주업계 잇단 호재
국산 맥주와 함께 반사이익…"8월 매출 더 늘어날 것"
2019-08-12 13:25:42 2019-08-12 13:25:42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펼쳐지는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국산 맥주와 더불어 수제 맥주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맥주의 과세 체계가 종량세로 전환되는 내용의 주세법 개정도 앞두고 있는 등 업계에서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수제 맥주업체 생활맥주는 7월 한 달 동안의 매출액이 전달과 비교해 7% 상승했다고 12일 밝혔다. 생활맥주는 각 지역의 양조장과 협업으로 특색 있는 맥주를 생산·판매하는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전국에서 40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생활맥주 관계자는 "통상 7월에는 전달보다 매출이 상승했는데, 올해는 증가 폭이 예년에 비해 두드러지게 컸다"라며 "불매운동이 7월부터 진행돼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데다 8월에는 1년 중 가장 많은 판매가 이뤄지므로 매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수제 맥주업체 중 최대 생산 규모의 제주맥주 관계자는 "(불매운동 이후) 여러 업장, 도매장 등에서 취급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라며 "제주맥주도 이에 맞춰 소비자들이 국산 맥주를 더 쉽게 접하고 즐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 맥주 불매운동과 맥주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업계의 마케팅도 강화되고 있다. 제주맥주는 다음 달 29일까지 이마트 트레이더스, 농협 하나로마트, 메가마트 등 대형마트와 백화점에서 '제주맥주 제주 비밀 여행 패키지'를 판매한다. 이번 패키지는 '제주 위트 에일' 500㎖ 6캔, 제주 비밀 여행 지도 1장, 경품 이벤트 응모권 1장으로 구성된 특별 상품이다. 
 
생활맥주는 카브루 브루어리와 협업해 지난 1일 '가평 홉캉스 IPA'를 출시했다. 이번 제품은  기존 IPA의 강한 쓴맛과 높은 도수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000년 경기 가평군에 설립된 카브루 브루어리는 국내 최초로 페일 에일을 생산해 공급한 국내 1세대 수제 맥주업체다. 
 
미국 수제 맥주 브랜드 구스아일랜드는 이날부터 전국 CU 매장에서 '시티 피크닉 패키지'를 한정 판매한다. 이번 패키지는 대표 제품인 '구스 IPA'와 '312 어반 위트 에일' 등 473㎖ 대용량 캔맥주 4캔과 투명백으로 구성된다. 구스아일랜드는 지난 6월 말 대용량 캔을 출시하면서 수제 맥주 브랜드로서는 이례적으로 '4캔 1만원'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 발표된 주세법 개편안에 따라 수제 맥주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업계에서는 이미 생산 규모를 확대하는 등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어 불매운동으로 인한 반사이익 효과는 더 커질 전망이다. 개편안은 2019년 정부 세법 개정안에 반영해 다음 달 국회에 제출되며, 국회를 통과하면 앞으로 국내 수제 맥주도 '4캔에 1만원' 판매가 가능해진다. 
 
제주맥주는 지난 6월 중순 양조장 증설을 완료해 연간 생산량을 4배 정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제주맥주는 500㎖ 캔 기준 연간 1800만캔을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이에 앞서 5월 위스키업체 에드링턴 코리아와 프리미엄 맥주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도 맺었다. 이번 제휴에 따라 제주맥주는 에드링턴의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하이랜드 파크와 협업으로 개발을 진행해 내년 초 '배럴 에이지드' 맥주를 생산할 방침이다.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지난 4월 경기 이천시에 연간 500만ℓ 규모의 양조장을 준공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동안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있는 펍에서 수제 맥주를 제조해 판매한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는 양조장을 건립한 이후 CJ대한통운과 콜드 체인 물류 계약을 체결하고, 제품을 전국으로 유통하고 있다.  
 
카브루 브루어리는 코오롱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캔과 병 등 일반 소매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 생산을 확대할 방침이다. 플래티넘 크래프트는 중국 옌타이에 있는 공장을 내년에 국내로 이전할 예정이다.
 
'제주맥주 제주 비밀 여행 패키지' 제품 이미지. 사진/제주맥주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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