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 ‘코나’와 소형 SUV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 ‘티볼리’가 고민에 빠졌다. 최근 출시된 현대차 ‘베뉴’와 기아자동차 ‘셀토스’가 각각 가격, 성능을 내세워 티볼리를 정조준하면서 1위 탈환이 더욱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코나는 올 상반기 2만1486대(전기차 7697대 포함)를 판매해 티볼리(2만275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실적에서도 코나는 5만468대(전기차 1만1193대 포함)로 티볼리(4만3897대)를 앞섰다.
쌍용차는 지난달 4일 티볼리의 부분변경 모델인 ‘베리 뉴 티볼리(Very New TIVOLI)’를 선보이면서 소형 SUV 1위 탈환의 출사표를 던졌다. 티볼리는 첫 출시된 2015년 4만5021대의 실적으로 1위에 오른 후 2017년까지 최강자로 자리매김 했었다. 하지만 지난 11일 베뉴, 18일 셀토스가 연달아 출시되면서 1위 복귀에 빨간불이 켜졌다.
베리 뉴 티볼리 모습. 사진/쌍용차
우선 베뉴는 티볼리보다 낮은 가격대가 장점이다. 베뉴의 1.6 가솔린 모델 가격은 △스마트트림 수동변속기 1473만원, 무단변속기 1620만원 △모던 1799만원 △플럭스 2111만원이다. 반면, 티볼리 1.5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V1(수동변속기) 1678만원, V1(자동변속기) 1838만원 △V3 2050만원 △V5 2193만원 △V7 2355만원이다.
베뉴가 티볼리에 비해 전장 185mm, 전폭 40mm 작지만 가격도 200만~300만원 정도 낮다. 국내 출시된 소형 SUV 중 가낭 낮은 가격을 책정해 엔트리급 SUV, 젊은 세대의 생애 첫 차의 이미지 구축에 나섰다.
또한 베뉴는 밀레니얼 세대의 혼라이프 SUV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나만의 차’로 꾸밀 수 있는 튜익스(TUIX) 상품을 운영해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적외선 무릎 워머 스마트폰 사물인터넷(loT) 패키지, 반려동물 패키지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1일 베뉴 출시행사 모습. 사진/현대차
베뉴와 달리 셀토스는 티볼리와 비슷한 가격대이지만 디자인과 성능으로 승부한다는 복안이다. 티볼리가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로 여성 고객 선호도가 높은 반면, 티볼리는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연상되는 남성적인 이미지가 특징이다.
셀토스 1.6 터보 가솔린 모델의 가격은 △트렌디 1929만원 △프레스티지 2239만원 △노블레스 2444만원으로 티볼리보다 다소 높다. 다만 셀토스의 최대마력과 최대토크는 177ps, 27.0kgf·m로 티볼리(163ps, 26.5kgf·m)보다 높고 전장도 150mm 길다.
셀토스는 16일간 5100대의 사전계약이 진행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셀토스의 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의 경우 BOSE 프리미엄 사운드 팩, 고속도로 주행보조(HDA)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브 와이즈를 옵션으로 고를 수 있다.
18일 출시된 셀토스 모습. 사진/기아차
기아차에 따르면 사전계약 결과 고객 중 68%가 노블레스 트림을 선택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LFA), 차선 이탈방지 보조(LF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이 전 트림 기본 적용됐고 소형 SUV에서는 드문 HDA 기능을 노블레스 트림에서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지난해 말 현대차 ‘팰리세이드’가 출시되면서 기존 대형 SUV 강자였던 쌍용차 ‘G4 렉스턴’의 판매가 1000대 내외로 감소한 것도 쌍용차 입장에서는 신경쓰이는 점이다.
박재용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소형 SUV에도 촘촘하게 라인업을 구성했다”면서 “이같은 구도에서 티볼리나 르노삼성자동차의 ‘QM3’가 경쟁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도 “현대·기아차가 공격적인 신차 출시로 최근 내수 독점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면서 “대형 SUV에 이어 소형에서도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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