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열 기자] 추가 보상금을 요구하는 기존 세입자와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위원회간 갈등에 청량리역을 재개발하는 롯데캐슬의 분양 일정이 재차 미뤄졌다. 분양 승인 결정권을 쥐고 있는 관할 구청은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싶어하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세입자와 추진위원회는 구청 중재로 분쟁을 끝내자는 데 의견은 모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 기간이 만료되는 이달 중순까지 입주자모집 공고를 내지 못하면 연내 분양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건물 옥상에서 588 집창촌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철거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청량리 제4구역에서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던 기존 세입자 일부가 추가 보상금을 요구하면서 이달 5일 예정이던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 분양이 다시 연기됐다. 추진위는 지난 5월 HUG에서 3.3㎡당 2600만원선으로 분양보증을 승인 받고 관할 지자체인 동대문구청에 입주자모집 승인 신청을 했지만 아직 분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일정 지연은 이 일대 세입자와 상인들 약 170명으로 구성된 ‘588 집창촌 비상대책위원회’와 재개발 추진위 사이의 갈등 때문이다. 대부분 세입자들은 이주비와 보상금을 받고 이곳을 떠났지만 일부는 대책위에 남아 건물 옥상 등에서 시위를 벌이며 40억원의 추가 보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추진위는 이미 보상금을 지급해, 추가로 지불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구청은 갈등 중재에 나섰다. 전날 구청과 추진위, 대책위 관계자가 만나 갈등 중재 방안에 관해 큰 틀에서 합의한 상태다. 다만 대책위 내부에서 이견이 있어 갈등이 봉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구청도 집창촌이 몰린 이 일대를 개선할 수 있어 사업 추진에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후 대책위와 충돌이 빚어질 수 있어 쉽게 분양을 허락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구청 내부에서 분양을 승인할지 여부를 두고 오는 8일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5일까지 분양 승인을 받지 못해 입주자모집공고를 내지 못하면 이 사업은 HUG의 분양 보증을 다시 받아야 한다. 분양 보증은 2개월의 유효기간이 있는데 이달 15일 만료된다.
김응열 기자 sealjjan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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