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궐련 담배 판매량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 속에도 1위 업체 KT&G의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 주목된다. 경쟁사인 필립모리스가 전자담배 시장 확대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 사이 KT&G가 효율적으로 궐련담배 시장 입지를 넓혔다는 분석이다. 필립모리스가 전자담배 신시장 개척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같은 유불리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궐련 담배 시장에서 KT&G는 전년보다 1.4%포인트가 상승한 62.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KT&G의 궐련 담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5년 58.4%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2016년 59.2%, 2017년 60.6%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KT&G의 궐련 담배 시장 점유율이 전년 동기보다 1.3%포인트 상승한 63.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투자는 필립모리스가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에 집중하면서 KT&G가 궐련 담배 점유율의 반사 수혜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필립모리스는 올해 1분기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벌 판매량이 20.2% 증가했지만, 유일하게 한국에서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아이코스'의 시장 점유율은 7.3%로 전년 동기와 같고, 지난해 4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했다. 한국필립모리스의 전체 담배 판매량은 궐련 담배 판매 부진으로 9.7% 줄었다.
KT&G의 상승세는 1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KT&G는 다음 달 9일 올해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실적은 다소 부진했지만 필립모리스에 비하면 선방했다. 연결기준 지난해 KT&G의 매출액은 4.2% 감소한 4조4715억원, 영업이익은 12.0% 감소한 1조25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필립모리스의 매출액은 8706억원으로 3.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94억원으로 무려 30.0% 감소했다.
한편, KT&G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도 성장세를 보인다. 지난 2017년 11월 담배업체 3사 중 가장 늦은 시점에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 진출했는데도 전용 스틱 제품 확장, 새로운 플랫폼 '릴 하이브리드' 출시 등에 힘입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KT&G는 다음 달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폐쇄형 시스템(CSV)의 액상형 전자담배 '쥴'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면서 적절한 대응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쥴의 온라인 판매 금지, 니코틴 함량 인하 고려 시 오히려 KT&G의 유통 역량이 더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 계산대에 있는 담배 판매대.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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