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폭 감소…가계 구매력 저하 우려"
현대경제연구원, '경상수지 흑자 감소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
2019-04-14 11:00:00 2019-04-14 11:00:00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경상수지가 최근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흑자폭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국내로 유입돼야 할 돈이 줄어들고 국내 소득 감소에 따른 가계 구매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선박에 컨테이너 적재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수출 부진 영향으로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들면서 국내 가계의 소득과 구매력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4일 '경상수지 흑자 감소의 의미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4월에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며 "국민소득과 가계 소비 안정을 위해 적정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유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경상수지는 지난 2012년 5월 이후 80개월 이상 흑자 행진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93억5000달러)부터 흑자폭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올해 2월 현재 국내 경상수지 흑자는 36억달러를 기록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수출 경기가 둔화한 영향이다. 글로벌 수출경기 부진 흐름과 함께 국내 수출 증가율은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2018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또 우리나라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은 2019년 1분기에 전년동기대비 17.3%줄었고, 새롭게 부상한 베트남 수출도 같은 기간 3.6%의 줄었다. 수출 부진과 함께 경상수지 흑자를 주도한 상품수지 흑자폭도 위축됐다. 지난 2월 상품수지 흑자는 54억8000만달러로 2018년 2월(55억7100만달러 흑자) 이후 11개월만에 최소 수준이었다. 
 
현경연은 전반적인 교역조건 악화세가 지속되면서 실질무역손실이 늘어 국내 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실질 국내총소득(GNI)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더해 산출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의미한다. 
 
수출 여건이 좋았던 지난 2016~2017년에는 실질무역손익이 분기당 12~19조원의 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이익 규모가 감소해 2018년 4분기에는 4.8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로 유입되어야 할 돈이 사라졌음을 의미하고 결국 구매력 저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구매력 저하는 가계의 체감 경기를 악화시키고 결국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의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이 지난 2015~2018년간 7%대에서 0%대로 하락했고 비영리단체를 제외한 민간 가계 지출 증가율은 2018년 연중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의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국민소득 및 가계 소비 안정을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유지가 필요하다"며 "상품수지 결정 요인인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및 수출 품목의 다각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교역조건 악화가 구매력 제약과 소비 부진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일자리 확대와 가계소득 증가 등 실질구매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특히 체감경기에 민감한 중저소득층의 소비 여력 위축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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