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6일 "북한이 기본적으로 핵과 경제 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경제를 집중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비핵화의 촉진요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관련 "북한과 미국 모두 정상 간 신뢰는 확실한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병행추진이 시대적 과제"라고 전제했다.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확인했다"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언급했지만, 결국 합의이행 과정에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 간 해법이 다르다'고 지적하는데 대해서는 "한미 양국 모두 완전한 비핵화까지 가능하면 신속하게 압축적으로 전개하자는 공통점이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하노이 회담 과정에서 제재 문제에 관련된 '스냅백'(제재를 우선 해제하고 위반행위가 있으면 복원하는 조치) 조항을 논의했다는 자체는 매우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도 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 15일 평양 회견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당시 '스냅백'을 전제로 한 제재 완화에 긍정적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김 후보자는 "금강산 관광은 (북한의) 사과와 국민이 안심하고 관광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며 "개성공단은 국제사회 제재문제가 해결되고 가닥이 잡혀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과거 발언들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김 후보자는 과거 SNS에 썼던 '금강산 피격 사건은 통과의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하면 나라 망한다'는 등의 글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인 2015년 3월 군부대 방문 사진과 함께 올린 '군복 입고 쇼나 한다'는 글도 구설수에 올랐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에서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저에 대한 비판과 우려를 접하며 냉정하게 지나온 삶을 되돌아봤다"며 "다른 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 부분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청문회 중에도 수 차례 "앞으로 언동에 대해서는 조심하겠다" "깊이 반성하고 있고 인간적으로 성숙한 계기로 삼겠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총격사건에 대해 "초기부터 (북한의) 사과와 진상조사, 재발방지대책이 필요하다고 일관되게 말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박씨 유족에게는 "다시 한 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 이런 비극적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는 재발방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천안함 피격이 북한 어뢰에 의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북한 어뢰공격으로 침몰했다고 책에 썼다"고 답했다.
과거 부동산 거래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다. 이 중 2003년 4월 시세차익 없이 7500만원에 보유 아파트를 되판 것 등이 세금 탈루를 위한 다운계약서 작성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 시작 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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