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 기상도)깡통주택 경매, 매수 기회?…"전세권 꼼꼼히 따져야"
경매도 무주택자에 유리해져…경락대출도 활용 가능
2019-01-16 20:00:00 2019-01-16 20: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부동산 규제책과 금리 인상의 부담으로 갭투자자들이 내놓는 깡통주택 등이 경매 시장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경매에 나오는 이 주택들을 잘 활용하면 급매물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집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법원경매 시장에 나온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한 주택 모습. 사진/뉴시스
 
16일 업계 및 전문가에 따르면 갭투자자들이 공시가격 및 보유세 부담 상승,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경매 시장에 나오는 깡통주택이 늘어날 전망이다. 깡통주택이란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이 집값보다 낮거나 전셋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만기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주택을 말한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경매건수는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117000건으로 2017(107381)보다 9% 증가했다. 반면 낙찰가율은 하락세다. 지난해 낙찰가율은 72.2%를 기록해 2017(74%)에 비해 1.8%포인트 떨어졌다. 2013년 이후 지속되던 상승세가 6년 만에 전환됐다. 특히 주거시설의 경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87.5%의 낙찰가율이 지난해에는 2.6%포인트 감소해 84.9%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전세 임차인들의 경매신청으로 늘어나는 깡통주택의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경기 침체의 여파로 경상도 등 강제경매 중 임차인의 신청 건수가 지난해 11월 기준 88건으로 2017년 동월 대비 2배를 넘었다.
 
이처럼 깡통주택 등 경매진행 건수 증가와 낙찰가율의 하락은 반대로 말하면 내집 마련하는 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급매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마련할 수 있을 뿐더러 임대사업자들의 투자수요가 많은 경매 시장에서 주택 규제로 참여가 줄어들면 그만큼 경쟁률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장근석 지지옥션 데이터센터 팀장은 "실수요자 입장에선 투자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조금 가격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수요만 맞으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라며 임대사업자의 침체된 매매시장 상황 때문에 경매 시장에도 관심을 덜 가지면 경쟁률은 낮아진다라고 말했다.
 
다만 단순히 저렴하다고 무작정 경매에 뛰어들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매각금액이 여러 번 유찰돼 가격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선순위 전세권이 설정돼 지급해야 하는 보증금을 감안하면 실제 가격은 크게 저렴하지 않을 수 있어서다. 또한 깡통주택의 경우 기존 임차인들이 강제경매를 신청해 입찰에 들어가 낙찰 받는 경우도 왕왕 있어 낙찰가율이 예상보다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상존한다. 동시에 경매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에선 6개월에서 1년이 소요되는 경매 과정에서의 시세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 팀장은 "기존 임차인들이 자기가 받을 돈이 있기 때문에 조금 가격을 높게 써서 낙찰 받는다"라며 실거주 목적이라도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고 하면 하락률을 감안해서 낙찰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매도 주택담보대출 같이 경매 낙찰 시 활용할 수 있는 경락대출을 사용할 수 있다. 경매 물건을 대상으로 감정가의 70% 또는 낙찰가의 80% 중 낮은 금액만큼 대출이 가능하다. 단 경락대출도 9·13 부동산 규제가 적용돼 1주택자 이상 보유 가구는 규제 지역 내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금지되는 등 자금 활용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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