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이 지상파 온라인동영상(OTT) 푹에 투자한다. 미디어 시장이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OTT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가입자 1위인 옥수수와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한 푹이 연합해 서비스 경쟁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다. 동시에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 글로벌 OTT로 육성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SK텔레콤은 3일 KBS·MBC·SBS 등 지상파3사와 통합 OTT 서비스 협력에 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지상파3사가 공동 출자해 푹 서비스를 운영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과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사업 조직을 통합해 신설 법인을 출범하는 방식이다. 우선 SK텔레콤이 지분 30%를 보유해 합병하는 것이 거론되지만, 양측의 실사 진행 후 합병 지분율이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에따라 푹과 옥수수를 합쳐 새로운 브랜드와 서비스가 론칭된다. 가입자 1400만명을 가진 초대형 토종 OTT가 탄생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옥수수 가입자 수는 946만명, 푹은 370만명에 달했다. 이 중 유료 가입자는 옥수수와 푹이 각각 600만명, 7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3일 한국방송회관에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박정훈 SBS 사장(왼쪽부터)이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사진/SK텔레콤
옥수수와 푹의 통합은 규모를 키워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진 글로벌 OTT에 대응하려는 전략이다. 유튜브는 국내 OTT 점유율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LG유플러스와 제휴해 국내 안방시장으로 불리는 인터넷(IP)TV에 진출했다. 콘텐츠 확대와 가입자를 키워 글로벌 OTT 공세로부터 맞서겠다는 것이다.
통합법인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확보된 재원을 콘텐츠 제작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또 다양한 콘텐츠 사업자들과 활발한 제휴·협력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국내에 형성된 플랫폼을 활용해 넷플릭스가 영향력을 본격화하려 하고 있다"면서 "넷플릭스에 국내 미디어 시장이 포식되기 전 콘텐츠와 플랫폼을 강화해 방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글로벌 미디어 시장이 OTT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통합법인을 통한 해외 공략도 본격화한다. 글로벌 파트너와 제휴를 통해 한류 확산과 K콘텐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우선 올해 안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이번 옥수수와 푹의 통합은 SK텔레콤이 추진하는 중간지주사 전환과도 맞물린다. SK브로드밴드에서 옥수수가 분사되고, SK텔레콤 지주 부문 자회사로 옮겨 미디어 사업 조직을 대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향후 SK텔레콤이 통신사업 부문과 투자회사 격인 SK텔레콤 지주 부문으로 쪼개고, SK텔레콤 지주 부문 아래 미디어·커머스·보안 등 각 사업부문을 두는 개편안의 시작이라는 얘기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누차 옥수수의 분사와 중간지주사 전환의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왔다.
SK텔레콤은 "향후 통합법인의 서비스를 아시아의 넷플릭스,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 경쟁하는 토종 OTT의 대표 주자로 키워 K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선도하고 국내 미디어 생태계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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