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 스마트폰 간편결제로 소비자도 편리하고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도 줄이는 ‘제로페이 서울’이 20일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제로페이 서울은 결제 카운터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를 스마트폰 앱으로 인식해 결제금액을 입력하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금액이 이체되는 모바일 직거래 결제 시스템이다. 연매출 8억원 이하의 소상공인의 경우 제로페이로 결제 수수료가 0%이기 때문에 상당수의 영세 자영업자가 결제수수료 부담을 제로화할 수 있다.
서울시는 중소벤처기업부, 참여 민간기업 등과 TF를 거쳐 결제수수료를 ▲매출액 8억원 이하 0% ▲매출액 8억~12억원 0.3% ▲매출액 12억원 초과 0.5%로 확정했다. 서울 카드 가맹업체 53만3000개 가운데 90% 이상이 연매출 8억원 이하의 영세업체다. 프랜차이즈 업종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가 영업이익의 30~50%에 달했던 만큼, 소상공인의 실질적인 호주머니 사정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범서비스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터미널 지하쇼핑센터와 영등포역 지하쇼핑센터 입점업체 등을 비롯해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bhc,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26개 프랜차이즈가 직영점 중심으로 참여한다. 시는 지하쇼핑센터 등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에 집중적으로 가맹점을 확대할 계획으로, 프랜차이즈도 직영점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개별 가맹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제로페이로 결제 시 발생한 매출 집계와 재고 관리가 불가한 편의점과 기타 프랜차이즈의 경우 이런 점들이 가능하도록 개선한 POS(점포판매시스템)를 내년 3월까지 개발해 제로페이 사용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제로페이 서울에는 은행 20곳, 간편결제사 4곳 등 모두 24개 기관이 참여하며, 결제를 위해서는 우선 스마트폰에 네이버페이, 페이코, 머니트리, 하나멤버스 등 간편결제 앱 4개나 은행 앱 11개 중 1개를 설치해야 한다. 기존 앱에 제로페이 기능을 추가 업데이트하며, 소비자는 이용 전에 본인의 은행계좌를 결제 앱에 등록하면 된다.
시와 중소벤처기업부, 참여 민간기업은 시범서비스를 거쳐 결제 인프라 개선과 가맹점 확장, 인센티브 확대 등을 내년 3월까지 개선할 계획이다. 본 서비스에는 NFC 결제까지 결제방식을 확대하고 소득공제도 법률 개정을 거쳐 내년 사용분부터 새로운 소득공제율 40%을 적용해 실제 환급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남인숙·박홍근·이학영 국회의원과 함께 상공회의소 인근 ‘카페당당’으로 이동해 제로페이를 시연했다. 박 시장은 아메리카노 2잔을 주문한 후 스마트폰으로 간편결제 앱을 실행해 계산대 앞에 있는 QR코드를 찍었다. 이후 간편결제 앱에 결제금액과 비밀번호을 입력하자 곧바로 상점 주인에 스마트폰에 돈이 입금됐다는 알림이 뜨며 결제가 완료됐다.
박은숙 카페당당 점주는 “결제하는데 5초도 안 걸리니 실제 카드를 꺼내 잔동작이 많은 신용카드보다 괜찮다”며 “고객들이 계속 쓰면 더 익숙해져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오히려 신용카드를 갖고 다니는 것보다 훨씬 더 편리하다”며 “손 동작을 몇 번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의 카페당당에서 제로페이 서울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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