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대경 기자] 정부가 위험물질 운송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 시범 운영에 나선다. 제2의 창원 화물차 폭발 사고를 예방하고,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 동안 '위험물질 운송안전관리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시범 운영 대상 차량은 300대다.
공단에 따르면 시스템은 정부가 규정하고 있는 위험물질 종류와 양 그리고 성격에 따라 운송 계획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화물차에 설치한 단말기로부터 전송 받는 정보를 바탕으로 운송 현황과 내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김해간 창원터널 구 요금소 앞에서 드럼통에 유류를 싣고 달리던 5t 화물차가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유류통이 반대편 차 위로 떨어지면서 차량 9대가 화재로 이어져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매뉴얼은 '집중관제-음성자동경고-운전자 통화-상황 전파 및 대비'의 단계로 구축했다. 특히 기존 GPS의 경우 오차가 30m 정도 나는데 해당 시스템은 이보다 더 정밀한 GNSS 기술을 적용했다. GNSS는 오차가 10m로 GPS보다 더 정확한 위치정보를 제공한다.
위험물질관리센터 개요. /제공=교통안전공단
예컨대 벙커C유 3만 리터를 실은 화물차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이동하면 관제실에 경고음이 울리고, 관제사는 화물차 운전자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식이다. 이른바 위수지역으로 구분되는 상수원 보호구역 이동을 가급적 막아 혹시 모를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얘기다. 나아가 급감속과 급가속과 같은 11대 위험운전행동 기준을 세우고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역시 집중 관제한다.
또 사고 발생시 소방청과 지역 소방재난본부, 경찰청,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 등에 차량 위치정보와 위험물질정보 그리고 방재정보 등을 곧바로 제공해 사고 수습의 속도를 높인다. 지금까지는 위험물질 차량 사고가 발생하면 적재해 있는 위험물질의 종류와 내용을 현장에서만 확인이 가능했는데, 사전 정보 제공으로 사고 대응이 한결 효율적이 될 전망이다.
관제시스템 적용 단계./제공=교통안전공단
집중 관제대상 대응 순서. /자료=교통안전공단
배혜성 교통안전공단 교통빅데이터센터 팀장은 "휘발성이 강한 유류나 염산과 황산과 같은 독성 물질을 운송하다 사고가 나면 그 피해는 엄청나다"며 "이런 차량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위해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우선 올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부터 매년 5000대씩 적용 차량을 늘려 2021년에는 총 1만5000대의 위험물질 운송 차량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약 5만대의 모든 위험물질 운송 차량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김천=권대경 기자 kwon2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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