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인공지능(AI) 역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월 석방 후 한 달에 한 번 꼴로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심이 돼 우수인재와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 AI 연구센터를 신설했다.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를 시작으로 올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 9월 미국 뉴욕에 이은 7번째 연구 거점이다.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AI 시장 진입이 늦었던 한계를, 공격적인 연구기지 구축으로 만회하려는 전략이다.
북미 지역에서 4번째로 개소한 몬트리올 AI 연구센터는 글로벌 IT 기업들의 미래기술 연구센터와 인접한 곳에 자리했다. 휴먼로봇 인터랙션 분야의 권위자인 그레고리 듀덱 맥길대학교 교수가 센터장을 맡아 머신러닝, 음성인식 분야를 집중 연구할 계획이다. 조승환 삼성리서치 부사장, 이근배 한국 AI 총괄센터장(전무), 래리 헥 실리콘밸리 AI 연구센터장(전무)을 비롯한 100여명의 인사가 몬트리올 센터 개소식에 함께 했다.
몬트리올 AI 연구센터까지 총 7개의 센터는 향후 삼성전자 AI 전략의 중추적 역할을 맡게 된다. 이곳에서 개발한 기술들을 미래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해 삼성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래리 헥 전무는 "일상생활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AI 석학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삼성전자는 AI 인재가 풍부한 지역에 연구센터를 설립해 각 분야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개소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재용 부회장도 몬트리올 센터 신설에 관여를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일 출국한 후 보름 이상 해외에 체류하며 사업 현안들을 챙기고 있다. 그의 행선지가 유럽과 북미 등지로 알려진 만큼 AI 센터들과 디자인연구소 등을 돌아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앞선 출장에서도 AI 전략 구상에 치중했다. 지난 3월 석방 후 첫 해외 출장 당시 그는 프랑스 파리, 스위스 제네바, 캐나다 토론토 등을 거쳤다. 출장 기간 중 프랑스 고위 관계자와 미팅을 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때마침 삼성전자는 파리 AI랩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몬트리올대학교 내의 AI랩도 방문했으며, 그가 다녀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토론토 AI센터 개소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 이 부회장은 5G, 자동차 전장 등의 다른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몰두 중이다. 지난 5~6월 중국, 홍콩, 일본 등으로의 출장에서는 BYD, 우시오전기, 야자키 등 자동차 전장기업 관계자들과 연쇄 회동했다. 이번 출장 기간 중에는 스페인 기술기업 지랩스 인수가 발표됐다. 지랩스는 차세대 네트워크 트래픽, 서비스 품질 분석 전문 솔루션 기업으로 5G 인프라 확장에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 부회장의 구체적인 동선이 확인된 것은 없지만, 지난 2016년 하만 인수 후 2년 만의 M&A라는 점에서 그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