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다한증을 지닌 직장인 A씨는 평소 손에 땀이 많이 나 손수건을 항상 가지고 다닌다. 학창시절에는 종이가 땀에 젖어 필기가 불가능한 정도였다. 증상을 고쳐보고자 병원을 다니며 약물치료를 해보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하게 된 A씨는 업무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악수를 해야 할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상대방이 불쾌감을 느낄까 염려해 악수를 자꾸 피하게 되는 A씨는 나날이 하락하는 자신감에 걱정이 크다.
우리 몸의 체온조절 기능은 기온이 떨어지면 피부 모공을 닫고 피부온도를 상승시킨다. 더우면 땀이 나는 것은 몸이 자율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건강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같은 조절기능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경우, 기온이 높지 않아도 땀을 계속해서 분비하게 된다. 특히 국소적으로 손발에 땀 조절 기능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다한증이라고 한다.
손바닥과 발바닥 등에 발생하는 국소다한증은 긴장과 불안, 초조 등의 감정적, 정신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 다한증은 긴장이나 불안, 초조 등의 감정적,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발한이 아닌, 신체 기능의 조절 실패에 의해 일어나는 병적인 발한이 많다.
전신다한증 환자의 경우, 말 그대로 전신에서 땀이 줄줄 흘러내린다. 이런 경우 국소다한증보다 훨씬 괴롭고 힘들며, 치료과정 역시 국소다한증보다 어렵다. 특히 현재까지 다한증에 대한 정확한 진단 기준이 정립돼 있지 않고, 환자들이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병원을 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까다롭다.
다한증은 본인이 느끼는 불편함도 불편함이지만, 타인이 느끼는 불쾌함으로 인해 사회적 활동에 지장을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다한증 환자 중 일부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콤플렉스가 되기도 하고, 우울증을 앓는 경우도 있다. 땀이 계속해서 흐르다보니 금속시계나 금속안경테, 바지의 버클 등이 땀으로 인해 삭아 피부의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다한증의 치료는 증상을 점차 줄여가는 대증요법을 주로 사용하는데, 일차적으로 바르는 약이나 먹는 약으로 치료를 한 후, 효과가 없다면 일명 '땀 주사'라고 불리는 말초 보톡스 주사로 치료를 시도한다. 하지만 해당 치료를 행했음에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때는 '교감신경차단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교감신경계는 체내 땀 분비 및 혈관 수축 등을 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너무 활발하게 작용하는 경우 땀 분비가 과도하게 나타나는 반응이 있을 수 있다. 상반신의 경우 경흉부에 있는 교감신경이 주로 관여하며, 하반신은 요부에 있는 교감신경이 주 관여 신경이 된다. 흉부의 교감신경은 간단한 수술을 통해 절제할 수 있으며, 요부의 교감신경은 보다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절제할 수 있다.
고재철 고대 안암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다한증은 필요이상으로 땀이 많이 나는 질환으로, 환자에게 신체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정신적,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경증인 경우에는 살짝 불편을 느끼는 정도지만,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개인의 특성에 따른 최적화된 치료를 받아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다한증은 본인에게 불편할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불쾌감을 유발해 사회적 활동에 지장을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진/고대 안암병원.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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