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기아자동차 노사가 임단협 교섭을 재개했지만 쟁점인 통상임금을 두고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아차 노사는 21일 오후 2시부터 9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노조는 지난 16일 열린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교섭단 전원이 퇴장했다. 노조는 다음날 쟁의대책위원회에서 20일부터 24일까지 하루 4~6시간 부분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지만 20일 교섭을 재개하기로 방침을 변경했다.
현대차 노사가 지난달말 임단협 타결에 성공한 반면 기아차 노사의 교섭이 더딘 원인으로는 통상임금이 거론된다. 현대차 노조와 기아차 노조는 올해 금속노조 지침을 받아들여 기본급 11만6276만원(호봉승급분 제외), 성과급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인상 등의 요구안은 동일했다. 현대차 노사가 기본급 4만5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250%, 격려금 280만원 등의 방안에 합의했고 기아차 사측이 기본급 4만3000원 인상, 성과급 250%, 격려금 270만원을 제안한 점을 감안하면 노조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와는 달리 기아차 노사는 통상임금 문제로 교섭 타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통상임금 사안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이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별도 요구안을 통해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 중식비는 물론 각종 수당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통상임금 소송 1심에서 승소했지만 사측은 법적 판결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상임금에 상여금 포함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이번 임단협에서 통상임금 적용의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통상임금 사안의 해결이 늦춰질수록 회사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아차 노조에 대한 악화된 여론이 향후 교섭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현대차와 쌍용차는 임단협이 마무리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기아차 노조가 무리한 파업을 진행한다면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최근 교섭을 재개한 것도 여론 악화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기아차 노조 측은 "교섭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사측이 제대로 된 방안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교섭이 빠른 시일 내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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