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세준 기자] CJ대한통운 신임 부회장에 박근희 전 삼성생명 부회장(현 삼성생명 고문)이 취임한다.
10일 CJ대한통운에 따르면 박 고문을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출근은 오는 13일부터다. 박 부회장은 CJ대한통운에 적을 두고 그룹 전반을 챙긴다. 회사 측은 "박 부회장은 삼성에서 쌓아온 오랜 관록을 토대로 CJ대한통운 경영 전반에 대한 자문과 CJ그룹 대외활동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대외 활동은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맡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올해 3월 물러났다.
박근희 부회장. 사진/CJ대한통운
박 부회장은 1953년생으로 충북 청원 출생으로 청주상고와 청주대를 졸업했다. 1978년 삼성 공채 19기로 삼성SDI에 입사해 기획담당 이사를 지낸 뒤 2001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부사장), 2005년 삼성그룹 중국본사 사장 겸 삼성전자 중국 총괄 사장, 2010년 삼성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등을 역임한 경영전문가다.
지난 2013년 12월 삼성사회봉사단 및 사회공헌위원회 부회장을 맡으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2017년 12월 삼성생명 고문으로 위촉됐다.
재계는 삼성 고위임원이 CJ로 옮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이건희 삼성 회장과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이 수조원대 유산 상속 문제로 갈등을 빚은 데다, 박 부회장은 대표적인 '이건희 사람'으로 평가 받아왔다는 점에서다.
박 부회장은 지방대 출신이면서도 오로지 실력으로 이건희 회장의 눈에 들면서 승진가도를 달린 인물이다.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메시지를 교육용 책자로 만드는 작업을 하면서 '신경영 전도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중국삼성을 이끌 당시 흰 양말만 신은 채 현장을 직접 누비며 공장 바닥의 기름때 점검에 나섰던 일화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삼성과 CJ는 상속 분쟁 촉발 이후 고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 추모식도 따로 지냈다. 때문에 이번 영입을 두고 두 그룹 간 앙금 해소 시그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현 CJ 회장이 올해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따로 만나 양해를 구했다는 이야기도 흘러 나온다. 올해 추모식을 다시 함께 진행할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세준 기자 hsj12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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