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노회찬'도 '김경수'도 말 않는 드루킹 특검
2018-08-08 06:00:00 2018-08-08 06:00:00
지난 6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의 불법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특별검사팀에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김경수 지사는 앞서 진행된 경찰 수사 단계부터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면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이러한 악재에도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도민의 선택을 받았다. 이 때문에 김 지사가 이번 특검 수사 단계에 이르기까지 가장 주목받는 수사 대상임은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 정도로 중요한 인물을 불렀는데도 조사 당일 특검팀은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지 않았다. 수사가 시작된 이후 그동안 평일 일정 시간 진행됐으므로 기자단은 김 지사 출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브리핑을 강하게 요구했다. 하지만 그날은 결국 브리핑을 담당하는 특별검사보의 모습을 기자실에서 볼 수 없었다.
 
최근 2년 사이 두 전직 대통령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받는 과정을 경험하기도 한 기자단은 당사자가 조사를 받는 당일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브리핑을 진행하면서까지 그날의 상황을 전달받은 기억도 있다. 전직 대통령과 현직 광역단체장의 중량감이 다르다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특검의 방침은 참으로 이해할 수 없다.
 
특검팀은 지난 23일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에도 이틀 동안 브리핑을 진행하지 않았다. 정의당과 관련한 브리핑 내용이 언론에 잘못 보도돼 구설에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구설이 있다면 정식으로 설명 또는 해명하는 방법이 충분히 있는데도 아무런 의사를 전달하지 않은 것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평소 브리핑에서도 특검팀은 기자단의 질문에 "말할 수 없다", "확인해 줄 수 없다" 등의 대답으로 일관하는 때가 있었다. 구체적인 범행 과정으로 보이는 듯한 내용의 기사의 진위를 확인하는 시도에도 "오보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이었다. 남은 수사 기간 이번 의혹을 정확히 짚는 기사도 나오겠지만, 추측성 기사도 난무할 것이다. 이를 방지하는 것도 특검팀의 역할 중 하나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조사를 받고 돌아간 7일에는 브리핑을 열어 "질문을 다 마치지 않아 다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가 다시 조사받으러 올 때는 기자단의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길 바란다. 김 지사가 점심과 저녁에 무엇을 먹었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특검법 제12조에 명시된 피의사실 외의 수사 과정에 관한 언론 브리핑이 의무가 아닐지라도 국민에게는 알 권리가 있다.
 
정해훈 사회부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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