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중견건설사들이 국내 주택 시장 둔화에 대비해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법정관리 졸업 후 수익 극대화 및 해외수주 확대로 노선을 변경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3년 만에 첫 주간사로 해외 수주를 성사시키는 등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 중견건설사가 싱가포르에서 단독으로 시공한 호텔 모습. 사진/뉴시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올 상반기 해외수주를 가장 많이 한 중견건설사(중견기업법상 분류 기준)로 나타났다. 쌍용건설은 이번 상반기까지 3억6456만달러를 수주해 지난 한 해 수주한 금액의 약 3배를 뛰어 넘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6위로 수주 순위가 주춤했던 쌍용건설은 2016년에 이어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쌍용건설은 지난 2015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안정적으로 조직을 유지하다가 올해부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싱가포르 우드랜드 복합의료시설을 수주하고, 지난해 계약한 르완다의 고릴라 네스트 롯지 재건축 공사를 최근 진행 중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3일 “해외수주에 포커스를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두바이 투자청이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두바이나 주력시장인 동남아 시장에서도 복수의 입찰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해외 수주 목표액은 1조5000억원으로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보이엔씨는 쌍용건설의 뒤를 이어 둘째로 많이 수주를 한 중견사로 집계됐다. 삼보이엔씨는 범LG가인 희성그룹의 건설 계열사로 해외 건설 수주에 특화된 업체다. 토목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고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현지 거점에서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삼보이엔씨는 올 상반기 싱가포르 풍골노스 파일공사에서 2억2778만달러의 계약을 수주해 지난해 6월부터 착공에 나섰다.
한신공영도 1억473만달러를 수주해 지난 한 해 동안 수주한 금액(8183만달러)을 벌써 초과했다.
뿐만 아니라 계룡건설은 지난해보다 약 50배 넘는 수주고를 올리는 등 중견건설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프로젝트 주관사로 나서 3년 만에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 6263만달러 규모의 대학병원 공사를 따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침체되는 게 예상되다 보니 안정성과 수익성을 고려해 예년보다 적극적으로 해외 수주를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동남아시아, 인도 등의 주요 공략 거점을 통해 지속적으로 입찰 참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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