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박4일 간의 러시아 국빈 방문을 끝내고 24일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방러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및 한국 대통령 최초 두마(러시아 하원) 연설 등의 일정들을 소화했다. 그 과정에서 한러 간 실질적 경제협력을 증진하고 남북러 3각 경협 토대를 마련하는 등 짧은 기간 작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문 대통령의 방러성과는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레믈린 대궁전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발표한 32개항 공동성명과 순방 계기로 체결된 총 19건의 약해각서(MOU)에 압축돼 있다. 우선 양 정상은 양국 수교 30주년을 맞는 2020년까지 300억 달러 교역과 100만 명 인적교류 목표 달성에 의견을 모았다. 이를 위해 정치·외교·경제·안보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친 양국 협력을 다짐하고 문 대통령의 ‘9개의 다리(철도, 전력, 가스, 항만, 북극항로, 조선 등)’ 협력구상 구체화를 위한 액션플랜을 마련키로 했다. 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과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극동개발 정책 ‘신동방정책’ 연계방안도 모색한다.
특히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남북러 3각 협력사업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우호적인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하산 철도 공동 활용 사업’을 포함하는 다양한 철도 사업에서 협력하기로 명시했다. 북한 비핵화 절차가 본격화 돼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되면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 연결을 본격 추진한다는 의미다.
양 정상은 공동선언 외에 한러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 등 12건의 MOU 체결식에 배석했다. 당초 두 정상은 4건의 MOU(기술, 지방, 전력, 문화교류)에만 배석키로 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의료, 체육, 철도, 북극 액화천연가스(LNG) 분야 MOU체결에도 자리했다. 양국 협력분야를 대폭 확대하고 가속화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특허, 플랜트, 무역 등을 위한 7건의 MOU도 기관별로 별도 체결됐다.
문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양국은 유라시아와 극동 지역의 평화와 공동번영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더욱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푸틴 대통령도 “대한민국은 러시아에 있어서 전략적 협력 파트너 국가”라고 화답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등 안보외교 분야 협력의사를 밝혔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오는 9월 11~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제4차 동방경제포럼(EEF)에 문 대통령을 공식 초청했다. 이 포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초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남북 정상이 포럼 참석을 수락할 경우 3차 남북정상회담 성사가 유력하며, 남북러 3각경협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러시아 국빈방문 일정을 마치고 24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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