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SK텔레콤과 KT가 최근 3년간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린 반면 LG유플러스는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공시된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SK텔레콤의 지난해 R&D 비용(연결기준)은 4145억620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8% 증가했다. SK텔레콤은 종합기술원 산하에 네트워크·솔루션·NIC기술원·미디어 기술원과 AI(인공지능)기술본부 등에 연구조직을 두고 있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인프라와 미디어, 플랫폼 개발 등의 조직에서 R&D를 담당한다. SK플래닛과 SK커뮤니케이션즈도 자체 연구조직을 두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비용의 비율은 2.37%로 집계됐다. 2015년(1.88%), 2016년(2.05%)에 이어 최근 3년간 증가세다.
KT의 지난해 R&D 비용(별도기준)은 4304억1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04% 늘었다. 전산시스템 개발 비용이 포함되면서 R&D 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KT는 지난해 6월 유·무선으로 분리됐던 전산시스템을 통합하며 차세대 전산시스템으로 전환한 바 있다. KT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비용 비율도 2.48%로 2015년(1.25%), 2016년(1.24%)에 비해 늘었다. KT의 R&D는 융합기술원이 이끈다. 융합기술원 산하에 인프라·서비스·컨버전스 연구소와 AI테크·블록체인 센터 등이 있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최근 3년간 R&D 비용이 지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의 R&D 비용(연결기준)은 524억7700만원으로, 2015년(594억7900만원), 2016년(526억8900만원)에 이어 하락세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비용의 비율도 0.4%로, 2015년(0.6%), 2016년(0.5%)에 이어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재무통 출신인 권영수 부회장 특유의 짠물 집행이 이뤄진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프로야구 애플리케이션(앱)과 같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고객이 실질적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인터넷(IP)TV와 미디어 부문에 힘을 쏟았다. 네이버의 AI스피커 클로바와 연동한 음성인식 검색 기능 개발, 네이버 AI 플랫폼을 활용한 IPTV 검색 서비스, 프로야구 실시간 중계 앱 고도화 등이 주요 R&D 실적으로 꼽힌다.
올해 이통 3사는 지난해보다 투자계획을 높게 잡았다. SK텔레콤은 네트워크와 시스템 등 무선 분야에 2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투자금액(1조9839억원)보다 약 1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유선 분야 투자계획은 미정이다. KT의 유무선 합계 투자 예상액은 2조3000억원이다. 지난해 집행 금액(2조2498억원)보다 약 500억원 늘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집행 금액(1조1378억원)보다 약 1000억원 늘어난 1조2500억원을 올해 투자계획으로 제시했다.
이통사들은 2019년 5세대(5G) 통신 상용화에 앞서 올해 6월 정부의 5G 주파수 경매를 앞두고 있다. 주파수 확보 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돌입한다. 5G를 기반으로 제공할 AI와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의 콘텐츠 개발에도 투자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편요금제 도입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지속되고 있지만 5G 준비를 위해 투자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며 "5G 시대 주도권을 잡기 위해 필요한 곳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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