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유진기업(023410)의 공구마트 진출에 제동을 건 가운데 회사가 절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중기부는 협상이 재기될 경우 중재에 적극 나설 방침이지만 애초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유진기업이 상생법의 취지대로 정부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2일 업계와 중기부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4일 중기부와 만나 사업 추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중기부가 유진기업의 계열사인 이에이치씨(EHC)의 에이스 홈센터 서울 금천점 개점을 3년 연기하라고 권고한 데 대해 유진기업은 이날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유진기업은 정부 권고안 수용, 사업 자진 철회 또는 정부안 불복 후 사업 강행 등을 놓고 다각도로 입장을 정리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이번주 만남에서 유진기업이 어떤 판단을 내놓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이 정부 결정을 받아들일 경우 사업 철회 수순을 밟게 돼 회사 측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 권고안의 근거인 대·중소기업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상생법)에 따르면 사업 연기 결정은 1회에 한해 3년 연장이 가능해 최장 6년 동안 사업이 불가능하다. 유진기업은 산업용재 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의 대형 건자재 유통기업인 에이스 하드웨어와 손잡고 전국에 100개 매장을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진기업은 산업용재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기업과 제휴하고 사업에 오래 공을 들였다"면서 "수십명의 관련 인력을 신규 채용하는 등 매장을 열 준비까지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협동조합측에 상생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조정을 신청한 조합 측은 유진기업이 절충안을 내놓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유진기업이 상생법의 취지에 맞게 소상공인의 생존권 보호 문제를 이해하고 사업을 철회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측은 앞서 6차례의 자율조정협의에서도 각각 사업 철회와 강행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중기부의 심의위원회로 논의가 넘어간 바 있다.
한국산업용재협회 관계자는 "유진기업은 레미콘사업에서만 1조원 넘는 매출을 내고 있고 이익만 1000억원이 넘는 데도 산업용재에 투자한 비용 때문에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산업용재에 5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손해가 불가피하지만 이 정도로 휘청거릴 회사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사업 허가 결정 없이 사업을 밀어붙였다는 점에서도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중기부는 절차에 따라 권고안을 내놨지만 당사자들이 합의를 재개할 경우 적극 중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유진기업 측은 "내부적으로 시간을 가지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현명한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유진기업의 공구마트 진출에 제동을 건 가운데 회사가 절충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28일 한국산업용재협회가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유진기업의 산업용재 도소매업 진출을 저지하기 위해 총궐기대회를 개최한 모습. 사진/한국산업용재협회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