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중소형사 '아파트브랜드' 양극화 심화되나
대형사들 지방까지 영향력 확대…공급량 감소에 브랜드파워 '↑'
2018-03-07 17:08:26 2018-03-07 17:08:26
[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재건축 안전진단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비사업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아파트 공급 물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수요자들의 브랜드 선호 현상이 짙어지고,  수주전과 분양에서 대형건설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 재건축시장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사들은 지방으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주택 사업이 최근 3~4년 호황기를 이어 왔으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대형사들은 수익원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해 잇달아 고강도 부동산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신규 택지공급이 어려워 재건축 물량 의존도가 큰 서울 등 주요지역은 물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방은 거래가 줄어 드는 등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들에 대한 압박 강도가 올라가면서 ‘알짜 매물’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가격 상승과 방어 등 미래 가치에 더욱 집중하는 수요·투자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대형사 브랜드 아파트의 영향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견건설사들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도 시공사 선정과 분양에서 대형사에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아파트 브랜드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와 초과이익환수제,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공공 임대확대 등의 정책은 강남 등 재건축 가격억제 보다 양극화 심화 효과가 클 것”이라며 “주요 재건축 지역에 공급물량이 감소하면 신규 수주 시 브랜드 중요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랜드 아파트 선호도는 시장에서 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한 재건축 아파트 중 10대 대형사 브랜드 아파트는 18개 단지 중 14개 단지가 1순위 마감됐다. 나머지 중소형사 아파트는 12개 단지 중 7개 단지만 1순위에 분양이 완료됐다. 앞서 분양이 완료되거나 입주가 끝난 단지의 경우도 중소형사보다 대형사의 브랜드 아파트에 프리미엄이 더 붙는 상황이다.
 
대형사들은 최근 지방 시장으로도 점차 눈길을 돌리고 있다. 과거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외곽 지역 등까지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며 수익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지방 분양을 늘리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수요자 입장에서는 규제 강화로 인한 재건축 물량 감소, 추가 금리 인상 등이 전망되면서 신규 분양을 선택하는 데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새집을 원하는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안전한 사업 진행과 브랜드 프리미엄 등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대형사 물량에 관심이 더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시장의 위축되는 가운데 아파트 브랜드 가치가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세종시의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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