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유임시키기로 했다. 한은 총재 연임은 박정희 군부정권 시절 김성환 전 총재(1970~1978년) 이후 처음인데다, 전 정부가 임명한 인사를 재신임하는 것이어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김의겸 청외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차기 한국 은행 총재로 현 이주열 총재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2014년 4월10일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이 총재는 임기 만료 한 달여를 앞두고 연임이 결정됐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향후 4년 더 한은을 이끌게 된다.
이 총재의 연임 결정에는 통화정책 전문성과 조직 내부 신망 등이 두루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1952년 강원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 총재는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해 해외조사실장·조사국장과·정책기획국장을 거쳐 통화신용정책 부총재보와 부총재를 역임했다.
김 대변인은 “이 총재는 ‘통화신용정책’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며 “재임기간 동안 한·중, 한·캐나다, 한·스위스 통화스왑 체결 등 국제금융 분야의 감각과 역량을 갖추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재의 연임은 한국은행의 중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며 “미국이나 유럽의 주요 나라들에서는 중앙은행 총재가 오래 재임하면서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펼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금리역전,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는 시점에서 기존에 안정적으로 한은을 이끌어온 이 총재는 여러 후보들 중 가장 안전한 카드로 꼽힌 것으로 보인다. 김 대변인은 “이 총재는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에 관해 풍부한 경험과 식견을 지니고 있다”며 “조직 내부의 신망도 높아 한국은행을 안정적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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