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하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청와대 홍보라인도 부쩍 바빠진 분위기다. 특히 정부정책에 비판적인 기사들이나 소위 ‘가짜뉴스’들이 여론형성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듯 적극 대응에 나섰다. 또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는 이슈들도 선제 점검하는 모양새다.
고민정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청와대 자체 SNS 방송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는 최근 며칠사이 언론 기사에 대한 반박내용이 부쩍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이 방송은 주로 문 대통령 일정을 소개하고, 언론에서 잘 노출되지 않았던 정부정책 등을 홍보해왔다.
지난 22일 ‘언론보도 팩트체크’ 형식으로 한 언론사의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관련 보도를 반박했다. 23일에는 남북단일팀에 부정적인 보수매체들의 과거 사설과 기사들을 재조명하고 “남북을 바라보는 시선은 모두 다 따뜻했다”고 꼬집었다. 25일에는 ‘최저임금, 노동정책에 대한 팩트체크’로 최저임금 인상에 부정적인 기사 내용들을 조목조목 받아쳤다.
상황에 따라서는 경찰고발도 피하지 않는다. 지난해 12월 한 인터넷 매체는 ‘청와대 식구들, 탄저균백신 수입해 주사맞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과 청와대 근무자만을 위한 백신을 수입했고 500명이 접종을 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26일에도 ‘청와대는 김정은이 기르는 개집’이라며 개의 몸통에 문 대통령의 얼굴을 붙이고 그 위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올라타 있는 합성사진을 첨부해 올렸다.
청와대 관계자는 28일 “탄저균 기사 건은 경찰이 수사중”이라며 “법적조치는 일단 탄저균만 한다”고 밝혔다. 박수현 대변인도 탄저균 기사와 관련해 “해당 언론매체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적시했고, 매우 악의적인 해석으로 현 정부와 청와대 신뢰를 훼손시켰다”며 “해당 매체에 대해서는 가능한 강력한 법적 조처를 강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청와대의 적극 대응은 기존의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를 통한 정정보도나 반론보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름있는 언론사가 가짜뉴스나 왜곡뉴스로 공격하면 사실 여부를 떠나 당사자는 난도질 된다”며 “정정보도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인터넷상의 이슈나 동정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지난 24일 문 대통령 생일을 전후해 지지자들이 성금을 모아 미국 뉴욕타임스퀘어 광장이나 서울시내 지하철 역사 등에 생일 축하광고 영상을 상영했다. 이 가운데 일부 횡령의혹이 제기되자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25일 ‘11시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한 언론사의 기사 제목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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