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LNG 수요가 증가하면서 LNG 운반선 발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와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지난 2016년 2월 KLT(KC LNG Tech) 법인을 설립했다. LNG 화물창의 국산 기술력 확보를 위해서다. 상온에서 기체 상태인 LNG를 액화 상태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화물창 온도를 -162℃로 유지해야 하는데, 원천 기술력은 프랑스 GTT가 갖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수주를 가장 많이 하면서도 선가의 5%가량을 GTT에 기술료로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가스공사가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집계한 국내 조선업계 GTT 기술 사용료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한국가스공사와 조선3사는 지난 2004년부터 국책 과제로 국내 고유의 LNG 화물창 기술인 KC-1 개발에 착수, 2015년 기술 개발을 마쳤다. KLT는 이듬해인 2016년 법인 설립과 동시에 해당 기술 소유권을 한국가스공사와 조선3사로부터 넘겨받았다. KC-1 화물창은 삼성중공업이 SK해운으로부터 수주한 LNG선에 최초 적용돼 건조 중이다.
지난해 말 선주와 선급 관계자들이 대우조선해양 에너지시스템 실험센터에서 솔리더스 실물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LNG 화물창 '솔리더스(Solidus)'도 주목받는다. 솔리더스는 LNG 화물창에서 발생하는 일일 기화율을 기존 0.07%에서 0.049%대로 낮춰 LNG 소모를 줄일 수 있다. KC-1의 기화율은 0.11%이며, GTT 화물창은 0.07%다.
일각에서는 KLT가 대우조선해양의 솔리더스 기술을 매입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KLT에 솔리더스 기술 매입을 제안해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이르면 3월 중에 협의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KLT가 관련 기술 소유권을 확보하게 되면 국내 조선업계에서 GTT에 내던 기술 사용료를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NG 선사들이 기화율과 더불어 안전성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만큼 GTT의 화물창이 단기간에 대체될 것은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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