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차량공유서비스 본격 드라이브…선두주자 맹추격 나서
동남아 우버 '그랩'과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 결정 등 속도
2018-01-15 06:00:00 2018-01-15 06:00:00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현대자동차가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에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는 등 공유경제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차량 공유업체와 손을 맞잡고 차량 공유 서비스를 새로운 판매 창구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005380)는 경쟁업체보다는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나서 속도를 내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1일 동남아시아 모빌리티 서비스 최대 업체인 그랩(Grab)에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동남아시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은 2012년 설립돼 현재 동남아시아 차량 호출(카 헤일링) 서비스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동남아 8개국 168개 도시에서 등록 운전자 230만 명이 하루 평균 350만 건을 운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그랩에 대한 투자를 계기로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여 동남아 모빌리티 시장 내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역량 및 기술을 내재화 함으로써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혁신 비즈니스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카 헤일링과 카셰어링, 카 풀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미래 시장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와 독일 카셰어링 업체에 수소전기차를 공급한 바 있으며 미국 카셰어링 업체와 함께 아이오닉EV를 이용한 공동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아이오닉EV를 활용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기아차(000270)는 지난해 8월부터 카셰어링 시범 서비스인 '위블'을 국내에 선보인 데 이어 올 하반기부터는 유럽 주요 도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차량 공유업체들과의 협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볼보는 내년부터 3년간 자율주행 기능이 장착된 차량 2만4000대를 차량 공유업체에 공급한다. 우버가 차량 공유 소프트웨어를 추가로 탑재하고 미국에서 무인 택시 서비스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토요타 역시 우버와 제휴를 통해 차량 리스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랩’과 미국 업체 ‘겟어라운드’등에 투자한다. GM은 미국 2위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에 5억 달러를 투자하며 독일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각각 중국의 ‘디디추싱’, 미국의 ‘비아 트랜스포테이션’과 함께 차량 공유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CES 2018' 한 가전업체 전시관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경쟁업체보다는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현대차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에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지난 9~1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18에서 자율주행, 차량 공유 서비스, 스마트시티 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계속 파트너를 만나고 있고, 준비를 하고 있다. 안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하려고 늦는 것이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자동차업체들이 차량 공유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 시장이 커질수록 신차만 팔아서는 살아남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들은 단기적으로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새로운 판매 창구로 활용하고,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사업 분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지영조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장(부사장)은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과 지속적인 협력을 모색해 전세계 공유경제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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