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암호화폐 거래소 부각…대차잔고 급증
주가 급등 속 3주 만에 두 배…"시장 불확실성에 유상증자 영향도"
2018-01-08 15:33:21 2018-01-08 15:33:21
[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카카오(035720)가 암호화폐 거래소 호재에 단기 급등하며 대차잔고 규모도 덩달아 급증했다. 카카오 실적에 가상화폐 거래소 이익이 직접 반영되는 만큼 전문가들은 분명한 주가 모멘텀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면서 대차잔고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달 27일 이후 2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강세를 기록하며 2주 만에 30%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달 15일 글로벌 인수합병(M&A) 자금 확보를 위해 10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며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최근 암호화폐의 핵심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반면 단기 주가 급등 부담에 대차잔고는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카오의 대차잔고는 지난달 15일 599만5989주에서 3주 만인 5일 1273만5529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2조원 가까운 규모로, 시가총액 10억원 대비 대차잔고가 20%에 달한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비싼 가격에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내리면 싼 가격에 사서 갚아 차익을 노리는 공매도 수요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급부상한 업비트의 가치가 카카오 실적에 직접 반영된다는 점에서 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부담이 있는 데다 2월로 예정된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희석 가능성에 무게를 둔 투자자들이 대차잔고를 늘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 주가가 단기 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진 데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한 주가 희석도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이라며 "최근 시장의 관심이 암호화폐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거래량이 당장 줄어들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카카오는 당분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 거래소로 급부상한 업비트는 1월 이후 7조~8조원의 거래대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에 따른 일 평균 거래수수료는 7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면서 "업비트를 개발한 두나무 지분을 23.1% 보유한 카카오에 적정 가치가 반영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암호화폐에 대해 정부의 추가 규제는 불확실성 요인이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흐름을 보면 거래 투명성에 방점을 찍고 있어서 규제가 거래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는 이상 새로운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주체들의 다양한 반응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가 암호화폐 거래소 호재에 단기 급등하며 대차잔고 규모도 3주 만에 두 배로 급증했다. 사진은 작년 7월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 윤호영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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