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 끝내 중국에 추월 허용…시장 2위로 하락
"LCD 출혈경쟁 대신 OLED로 전환해야"
2017-11-27 18:11:01 2017-11-27 18:14:36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세계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27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3분기 모니터·노트북PC·태블릿PC 등에 사용되는 9인치 이상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 시장에서 BOE가 출하량 기준 21.7%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LG디스플레이가 19.3%로 그 뒤를 바짝 쫓았고, 대만의 이노룩스(16.1%)와 AUO(15.8%), 삼성디스플레이(8.9%) 순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 7.1%포인트 격차로 BOE를 여유롭게 따돌렸지만, 지난해 3분기 3.2%포인트로 BOE와 점유율 간격이 좁혀졌다. 올해 들어서도 1분기 0.4%포인트, 2분기 0.7%포인트 등 간발의 차이로 앞선 끝에 3분기 추월을 허용했다. 지난 2009년 4분기 이후 31분기 연속 1위 자리 수성도 무너졌다.
 
올해 들어 BOE가 8.5세대 생산라인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면서 앞으로 LG디스플레이와의 점유율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중국 가전업체 TCL의 자회사인 차이나스타와 CEC-판다 등도 대형 LCD 생산라인 투자에 속속 나서고 있어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이 전방위로 확대되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다만 매출과 제품 면적 기준으로는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가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UHD 디스플레이 패널은 출하량 기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3분기 각각 31.5%와 22.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BOE(13.1%)와 이노룩스(12%) 등을 여유 있게 제치고 부동의 '투톱'을 형성했다.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UHD 패널과 OLED 등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전환 속도를 높여 차세대 전장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국이 일반 LCD 패널 시장에서 출하량을 확대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출혈경쟁에 나서기보다 프리미엄급 패널로 향후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장선상에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OLED 패널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한 정부 승인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시기적절한 투자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선점 효과를 누려야 하는데 정부의 승인이 계속 늦어져 전략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국 광저우에 OLED 생산을 위한 현지 합작법인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핵심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정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30일 이 문제를 심의하는 소위원회를 개최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르면 이달 말 전기·전자전문가위원회와 산업기술보호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한다.
 
업계 관계자는 "LCD에 대한 앞선 투자로 디스플레이 종주국 일본을 누르고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라며 "OLED에 대한 선행 투자로 중국의 LCD 추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 당국의 규제에 정부가 일부러 승인을 늦췄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양국이 관계 정상화를 천명하면서 우리정부의 승인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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