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대책에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장기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 국토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5만4420가구로 전월 대비 2.4%(1290가구)가 증가했다. 특히 수도권은 1만311가구로 전월 대비 6.3% 증가해 미분양 주택 증가에 따른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미분양 주택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만 동안 감소했지만, 8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더 큰 문제는 6.19부동산 대책에 이어 8.2부동산 대책, 10.24가계부채 종합대책까지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이 쏟아지고 있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규제 적용이 본격화되면서 시장에 미분양 주택의 증가폭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또 10월 추석 연휴 이후 역대급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향후 미분양 물량 증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짙어지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금리인상, 신DTI 시행, 주택분양보증 축소 등으로 내년 주택 미분양 문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면서 “미분양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분양물건에 대한 세밀하고 꼼꼼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택매매 역시 거래절벽에 빠지고 있다. 지난 10월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3749건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만2878건과 비교해 30%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8월 1만4775건으로 연중 최대치를 기록한 뒤 9월 들어 8367건으로 급감했다.
이 같은 거래량 급감에 입주물량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아파트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올해 전국 입주물량은 38만여가구, 내년에는 44만여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물량 폭탄은 2020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국토부 연평균 적정 공급량인 23만가구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물량이다.
여기에 용인, 화성, 평택, 양주, 김포, 파주 등 대표적인 공급과잉 지역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이 속출하고 있다. 내년 6월 용인에서 입주하는 D건설사의 아파트 단지(전용면적 84.23㎡)의 경우 마이너스 프리미엄 1500만원까지 등장했다. 올해 12월 김포에서 입주하는 I건설사의 아파트 단지(전용면적 84.23㎡) 역시 마이너스 프리미엄 1000만원에 분양권이 올라왔다. 기존 아파트 가격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집값 하락을 견인하고 있다.
김은진 부동산114 연구원은 “지난 2015년 부동산 호황기에 분양한 물량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면서 “입주물량이 급격히 증가하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거나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 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국내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가 점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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