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이 우리경제에 주는 좋은 신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중국의 정치일정이 마무리되면 한중 간 경제협력 문제가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2017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김 부총리는 13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화스와프가 국제금융시장의 안전판이며 상대국과 경제협력의 좋은 상징과 수단"이라며 "연장됐다는 것은 우리경제에 좋은 신호로, 교역협력 수준을 높인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추가체결과 관련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앞서 12일(현지시간) 김동연 부총리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중국과 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연장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56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3년 연장한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새로 체결된 것은 11일부터이고, 규모와 만기가 같다. 10일 최종 합의를 했는데 기술적 검토가 필요해 중국과 협의를 통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며 "마침 한은총재와 함께 G20회의에 참석하는 기간 중에 기술적 협의가 마쳐서 발표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중 통화스와프는 10월11일부터 발효해서 2020년 10월10일까지 효력을 갖는다"며 "하루도 시차 없이 빠짐없이 계속됐기에 연장과 똑같은 효과를 갖고, 늘 할 때마다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기에 신규 계약이지만 실질적 효과는 연장"이라고 덧붙였다.
한중 스와프 체결이 정치와 외교·안보적 이유로 얼어붙었던 한중관계를 녹일지 여부에 대해서는 "외교·안보 등 정치적 문제와 한중 스와프 문제는 조금 떨어뜨려 생각해야 한다"며 "상호 간 아주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중 스와프는 두 나라가 공고히 다져온 경제 협력문제 또는 국제시장에서 협력을 고려해, 양국이 오랫동안 긴밀한 협의를 통해 체결하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김 부총리는 한·미 FTA와 관련해서는 협상절차 과정에 있어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지지와 동의를 얻어 호흡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상품 교역 수지에서는 우리가 흑자를 보고 있지만 올해 흑자폭도 줄어들었고, 서비스교역이나 자본수지는 한국이 적자"라며 "상호 간 투자에 있어서도 우리가 미국보다 더 투자를 하고 있고, 그런 점을 미국과 잘 이용해 상호간 이익 균형이 되도록 하는 방향에서 잘 협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초에 방한하는 데 거기 맞춰 준비할 것"이라며 "부처 간 의견조율 조정이 중요한 만큼 기재부에서 그런 역할을 잘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이 우리경제를 이끄는 중요한 수단임을 피력했다. 대기업도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중소기업·벤처창업기업과 함께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혁신성장은 공급측면에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업그레이드해 잠재성장률을 높이지만 소득주도와 혁신성장 관계를 볼 때 내수나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는 게 투자로 연결되느냐 부분에서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며 "이것을 연결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혁신 성장인 만큼 두 개가 같이 가야하고, 우리 경제를 이끄는 축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부문별로는 기존에 있는 제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신기술과 신산업을 위한 서비스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 공정경쟁이라는 기반 위에서 마음껏 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혁신성장은 재정과 세제도 필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정부정책이 중요하다"며 "규제개혁을 일부 시행하고 있으며 빠르면 내달초 발표하려는 혁신창업 정책 패키지 속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최우선 정책을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로 보고 혁신기술창업 시대, 국민 벤처투자 시대의 개막을 목표로 하는 혁신창업 종합대책을 준비 중이다. 현재 조성 중인 판교 창조경제밸리를 벤처 캐피털과 정부 지원 센터 등이 모인 혁신 거점으로 조성하고, 이 모델을 지방 산업 단지까지 확산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세금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장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 부총리는 "재정당국에서는 법인세, 보유세, 다른 어떤 세금에 대해 모든 대안을 검토한다"며 "보유세 인상과 관련해서는 새 정부 들어 두 번 부동산 대책이 있었는데 그 결과에 따른 평가나 시장반응을 보고 어떻게 할지 모니터링 중으로, 부동산 시장이 굉장히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 배제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동연 부총리는 이번 미국 워싱턴 방문 기간 동안 G20 재무장관 등 국제 인사들을 만나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한국경제가 이상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밖에도 양성 평등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한국이 신흥 공여국으로서 적극 기여한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은행(WB)이 주관하는 여성기업가 기금 기념식에도 참석했다.
여성기업가 기금은 올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 여성기업가 지원을 위해 설립하기로 한 기금으로 우리나라도 이 기금에 1000만달러를 기여해 운영위원회로 참여하고 있다. 기념식에는 부총리 외에도 김용 세계은행 총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문역인 이방카 트럼프, 므누친 미국 재무장관, 모리슨 호주 재무장관 등 주요 공여국 장관이 참석해 여성의 경제활동 기회 확대와 양성평등달성이라는 국제적 공통과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의지를 보였다.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IMF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함께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워싱턴=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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