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생활가전업계가 싱글족 등 1~2인가구를 겨냥하고 있다. 1인가구가 늘고 소비지출 규모 또한 증가하면서 1인가구는 생활가전업계의 주요한 타깃층이 됐다. 중소가전업계는 국내 가전업계 거대 공룡인 삼성전자·LG전자의 틈새를 적극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9월 발표한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우리나라 총인구는 5107만명(외국인 포함)으로, 1인가구가 처음으로 가장 많은 가구수를 차지했다. 1인가구는 총 520만3000가구로 집계돼 전체(1911만1000가구)의 27.2%다. 1~2인가구를 합치면 전체 가구수의 50%가 넘는다. 가전업계는 떠오르는 소비자층인 1인가구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1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는 1인가구를 겨냥해 출시한 미니 가전 제품들의 누적판매가 지난해 11월 200만대를 돌파했다.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떠오르는 '싱글족'을 공략 중인 동부대우전자는 소형 드럼세탁기를 필두로 업계 최초 벽걸이 드럼세탁기, 15L 전자레인지, 최소형 콤비냉장고,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등 크기는 작지만 실속 있고 디자인을 강조한 미니 가전제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벽걸이 드럼세탁기 '미니' 는 29.2㎝의 두께로 벽면에 설치하는 제품으로 사용자가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세탁물을 넣고 꺼낼 수 있다. 공간효율성을 극대화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는 과감히 투자하는 파워싱글족이 늘어나는 점을 빠르게 포착해 공간활용성, 디자인, 프리미엄급 성능을 갖춘 '프리미니(Pre-mini)'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부대우전자의 내수 매출 가운데 싱글족을 겨냥한 미니 가전 제품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5%에 육박하고 있다.
대유위니아는 1인가구를 타깃으로 자연가습 청정기 '스포워셔'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손에 쥘 수 있는 텀블러 크기의 제품으로 차 내부, 원룸 등에서 간편하게 공기청정을 할 수 있다. 대유위니아의 110리터 소형 냉장고는 별 다른 광고 집행 없이도 판매 실적이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1인가구 수요가 뒷받침 된다는 의미다. 대유위니아는 최근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부분을 파고들어 셀프빨래방 사업에도 진출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착즙기로 유명한 휴롬에는 1인가구를 겨냥한 '휴롬 쁘띠'가 있다. 소규모 1인가구의 특성을 고려해 공간활용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특징이다. 지름은 17cm로 휴롬 착즙기 모델 가운데 가장 작은 크기다. 19만~20만원인 휴롬 쁘띠는 30만~40만원대인 보통의 휴롬 착즙기와 비교하면 30%이상 저렴하다. 이 제품은 특히 건강과 미용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층이 타깃이다. 휴롬 관계자는 "1인 젊은 여성들이 주스클렌즈(해독주스)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가전업계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인가구 중심의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업계의 수요를 창출하는 실제 고객층은 20~30대 젊은 1인가구로 분석된다. 수도권 등 거주 비용은 갈수록 비싸져 좁은 공간에서도 쓸 수 있는 활용도 높은 가전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공간활용, 디자인,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1인가구에 맞춰 가전제품도 변화하는 모양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0조원 규모인 1인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오는 2020년에는 12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돼 가전업계의 1인가구 공략은 계속될 전망이다.
동부대우전자 벽걸이 세탁기 미니. 사진=동부대우전자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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