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장려금 차별지급 '꼼수'
"장려금 격차로 고가 요금제 유도"…추석연휴 보조금 대란은 없어
2017-10-09 14:07:03 2017-10-09 14:27:37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판매 장려금을 활용한 이동통신사들의 보조금 경쟁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판매 장려금은 판매점이나 대리점이 휴대폰을 판매할 때마다 이통사들로부터 받는 돈이다. 일선 유통업계는 이통사들이 요금제나 유통망 규모에 따라 장려금을 차별적으로 지급함으로써 불법 보조금 경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한다. 반면 이통사들은 요금제에 따른 장려금 격차는 일반적인 영업 관행이라고 반박한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최근 이통 3사 모두 차별적인 장려금을 지급해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이 업계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요금제 유지율 목표를 밴드 데이터 퍼펙트S(69) 이상 50%, 29요금제 이하 9%로 명시했다. 장려금은 밴드 데이터 퍼펙트S(69) 요금제는 2만원, T시그니처(80)는 3만원으로 책정됐다. 유통망 관계자는 9일 "특정 요금제 유지율을 목표로 제시하는 곳은 SK텔레콤뿐"이라고 말했다.
 
KT는 아이폰7 신규가입 기준으로 '데이터선택 54.8' 이상과 이하의 요금제간 최대 6만원의 장려금 차이가 발생했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2.3' 요금제를 기준으로 장려금 격차는 8만8000원이다. 요금제와 특정 부가 서비스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추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이통사의 의도적인 고가 요금제 유도 정책 등 이동통신 유통구조 관련 문제점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달 29일 이통사들의 사전승낙 없이 휴대폰을 불법 판매한 곳과 이를 묵인·방치한 이통사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단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신 의원은 개정안에 사전승낙을 받지 않은 판매점이 이통사와 소비자 간의 계약을 처리하도록 이통사가 지시하거나 묵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징금 처분을 내리는 근거를 신설했다. 신 의원은 "일부 판매점이 불법 보조금 지급 약속을 미끼로 소비자 피해 사례가 발생해도 이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일 지원금상한제 폐지 이후 열흘 간의 추석 연휴 동안 대란 수준의 불법 보조금 경쟁은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일과 6일 번호이동 건수는 각각 2만8924건, 2만4631건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전산휴무일이었던 1일과 4,5일의 번호이동 건수까지 더해진 수치다. 1일 평균으로 보면 모두 1만5000건 이하로,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다. 유통망 관계자는 "지원금상한제가 폐지됐지만 좀 더 상황을 지켜보자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아이폰8 출시도 앞두고 있어 한동안 관망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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