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KAI) 비리 의혹의 정점에 있는 하성용 전 사장이 구속 이후 25일 처음으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이용일)는 지난 23일 하 전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돼 이날부터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존 혐의를 포함해 전반적인 비리에 대해 세부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하 전 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외부감사법 위반·자본시장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사기·배임)·업무방해·뇌물공여·배임수재·범죄수익은닉·상법 위반 등 10개에 달한다.
이 관계자는 "예고할 단계는 아니나, 당연히 수사 대상에 제한이 없다"며 "혐의가 10개 정도라 조사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 청탁은 구속됐다고 해서 범죄 경위 확인이 흐지부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미뤄졌던 분에 대한 소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 전 사장은 자신의 측근이 대표로 있는 협력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부품 원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진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신입사원을 부정하게 입사시키는 등 인사 청탁과 관련한 채용 비리에도 연루됐으며, 비자금을 조성해 연임을 위한 로비에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19일 오전 9시30분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하 전 사장을 조사하던 중 20일 오전 2시쯤 긴급체포하고, 21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망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8일 KAI 구매본부장 공모씨를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사문서위변조·방위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부품 원가 부풀리기 등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 공씨는 방위사업청에 고등훈련기 T-50 부품 원가를 100억원대 높게 책정해 납품하고, 부품 견적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자금 조성,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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