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코발트·부족한 니켈'…배터리업계 어이할꼬
중국·일본 비해 부족한 자체 수급력도 중장기적 악재
2017-09-21 17:28:49 2017-09-21 17:28:49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 주원료인 코발트와 니켈의 심상치 않은 가격 상승에 국내 배터리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최근 가파르게 가격이 오른 코발트와 공급 부족이 전망되는 니켈에 국내 배터리 업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쟁자인 중국이 원료 확보를 위한 적극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국내 역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리튬이온전지는 전체 2차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지로 용기에 배터리 소재를 채워 만든다. 현재 전 세계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는 용기 형태에 따라 파우치형과 각형, 원통형 등으로 분류된다.
 
이 같은 리튬 이온전지의 양극재료로 사용되는 리튬산화물 주원료가 니켈과 코발트, 망간 등이다. 3종의 원료 알파벳 첫 글자와 그 비율에 따라 'NCM○○○' 삼원계 양극재로 명명한다. 예를 들어 NCM622는 니켈 60%, 코발트와 망간 각각 20%씩을 혼합한 양극재를 뜻한다. 때문에 주원료 가격 및 수급 동향은 배터리업계에 민감한 요소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20일 톤당 2만7000달러 수준에 불과했던 코발트 가격은 현재 두배가 넘는 톤당 6만달러를 기록 중이다. 최근 수년간 지속된 코발트 가격 하락에 세계 코발트 공급의 60%를 담당하던 민주콩고가 지난 2015년부터 감산을 단행한 탓이다.
 
니켈 가격 상승세 역시 만만치 않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니켈 가격은 톤당 1만1090달러로 최근 3개월 새 25%나 오른 상태다. 여기에 전기차 배터리향 니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2차전지에 사용 가능한 니켈이 전체 니켈 중 15%에 불과한 순도 높은 형태뿐이라 중장기적 공급부족과 이에 따른 추가 가격 상승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갑작스러운 코발트 가격 상승에 앞 다퉈 니켈 비중을 높인 배터리를 양산하겠다고 밝힌 국내 배터리 업계 입장에선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록 니켈의 경우 연 단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만큼 최근의 가격 급등이 당장의 원가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 수익성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앞서 SK이노베이션 지난달 31일 기존 NCM622 비해 코발트와 망간 비중을 높인 NCM811 방식의 배터리 양산 체제 구축에 성공했으며, 내년 3분기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화학도 지난 8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 2차전지업계 간담회에서 이웅범 사장이 "SK이노베이션 보다 먼저 전기차용 NCM811을 양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 바 있다. 삼성SDI 역시 NCM811뿐만 아니라 망간 대신 알루미늄을 적용한 NCA 배터리 고도화에도 무게를 실으며 니켈 비중을 80%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중국업체들은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광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배터리 원료 공급 전망을 밝히고있다. 중국 산둥성 웨이팡의 한 전기차 공장에서 자동차가 제조 중인 모습.사진/신화뉴시스
 
최근 중국 기업들이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해외 광산에 적극 투자하며, 공격적으로 공급 부족에 대응하고 있는 점 역시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 1위 기업인 일본의 파나소닉은 지난 2009년부터 일찌감치 해외 광산 개발에 나선 자국 상사들로부터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정권 당시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아 국내 업계 움직임은 해외에 비해 제한적인 상황"이라며 "가격과 수급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는 있겠지만 생산하는 입장에서 원료가격 상승이 반가울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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