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한반도 긴장국면이 위중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한반도운전자론’이나 일부 야당 의원들이 주장 중인 독자 핵무장 등의 해법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김경협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대화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실험을 실시한데 대해서는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를 통한 중국의 대북 원유공급 중단 필요성을 밝혔다. 다른 여당 의원들도 “북한의 6차 책실험은 대북문제에 대해 분명히 국면의 대전환이 일어난 것”(문희상 의원)이라며 안보상황이 엄중하다는데 동의했다.
다만 해법을 놓고는 여야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한반도운전자론에 대해 “북한의 화답이 있어야 가능한 논리지만, 북한은 북핵이 남북문제가 아닌 북미문제라고 확고히 인식하고 있다”며 “북한의 ‘통미봉남’이 유지되는 한 한반도운전자론은 유지될 수 없다. 북미대화를 견인하는 것이 문제를 풀어가는 현실적 방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문희상 의원은 “남북문제에 대한 이니셔티브(주도권)은 대한민국이 쥐는 것이며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대내외 선포의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정부를 두둔했다.
최근 일부 야당의원들이 꺼내들고 있는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무장론도 다시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후 20년이 지난 지금 대한민국만 비핵화인 상황”이라며 “전쟁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안보를 위해 전술핵 배치와 독자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평소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대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제사회에서 핵확산 문제에 책임이 있는 나라로서 불법을 저지를 수 없다”며 “동북아의 전체적인 안보상황을 감안해서 검토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는 북한 핵실험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당정청회의가 열렸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미국과 실시간으로 긴밀한 공조태세를 유지하며 동맹관계에 기반한 추가도발 억제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북한이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핵과 미사일이 아닌 다른 선택 해야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일부 야당 인사들의 독자 핵무장론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망각하고 핵 경쟁을 부추기는 무책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전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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