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퇴투쟁' 김정훈 전 전교조 위원장, 항소심서 감형
벌금 400만원→200만원…공소사실은 모두 "유죄"
2017-08-21 16:01:15 2017-08-21 16:01:15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법외노조 통보에 항의하는 조퇴 투쟁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모두 항소심에서 감경됐다.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는 21일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정훈 전 위원장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깨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교조 전·현직 간부 등 31명 역시 벌금 100만∼300만원에서 50만원~150만원으로 감경됐다.
 
재판부는 김 전 위원장 등의 집단행동을 정당한 노조 활동이 아니라고 본 1심의 유죄 판단은 타당하나 단체행동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고려해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교사들이 국가공무원의 공무 외 집단행위 금지하는 법 조항에 대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무원의 신분과 지위 특수성에 비춰볼 때 때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제한적으로 해석한 관련 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시국선언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문책 등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 행위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에 대한 퇴진운동 선언과 국민 동참을 호소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삼고 있다"며 "이는 공무원인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법외노조 통보에 항의하는 조합활동에 대해서도 공익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퇴 투쟁 결의문과 시국선언문은 대통령과 정부를 비난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집단적인 정치적 의사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전 위원장 등은 2014년 6월~7월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화 방침에 반발해 조퇴투쟁을 벌이고 교사선언, 전국교사대회를 여는 등 집단행동을 주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함께 기소된 소속 교사 6명은 같은 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청와대 홈페이지에 '정권 퇴진 요구 대국민호소문' 광고를 게재한 혐의도 있다.
 
국가공무원법 제66조 1항은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며, 위반 시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김정훈(왼쪽)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지난해 4월 공판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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