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시국선언 교사 선처해 달라”
전교조 “고발 당사자인 교육부 취하가 최선”
2017-08-07 17:17:29 2017-08-07 17:17:2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세월호 참사와 국정교과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선처해달라며 검찰청과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교육부는 김 부총리가 이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검찰청과 법원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김 부총리는 의견서에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 공동체 모두의 아픔이자, 우리의 민낯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들었다”며 “이제 우리 사회와 교육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토대 위에서 새로운 미래를 위한 국가적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교사로서, 스승으로서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공감하고 아파한 것에 대하여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을 넘어 ‘소통과 통합’ 그리고 ‘화해와 미래’의 측면에서 선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또 국정교과서 시국선언에 대해서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이 국민적 이해와 동의를 충분히 얻지 못한 채 급하게 추진돼 결국 폐지된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해당 의견서에 “교육자적 양심과 소신에 근거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 관련 발언과 행동들에 대하여 국민의 아픔과 학생의 미래를 따뜻하게 품는 정책과 행정을 펼쳐 달라는 국민적 당부로 받아들여 선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의견을 냈다. 
 
하지만 고발 당사자인 교육부가 새 정부 들어 입장을 180도 뒤집은 만큼 이와 관련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284명을 국가공무원법의 ‘정치운동의 금지’, ‘집단 행위 금지’ 등을 위반했다며 검찰에 고발한데 이어 2015년 한국사 국정교과서 시국선언 교사 86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선처 의견서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부총리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앞으로 상호존중과 소통을 위해서 나아가자는 뜻”이라며 “전교조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교육단체와의 상호 소통과 존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집행위원회도 오전 내내 별도 회의를 거쳐 입장을 발표했다. 전교조는 교육부의 결정을 일부 긍정적으로 본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교육부의 고발 취하를 요구했다. 
 
전교조는 “(지난달 26일)교육부장관과의 면담 시 여러 의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시국선언에 대한 고발 취하와 징계 중단 등 적극적인 조치를 주문했다”며 “이번 교육부의 의견서 제출은 ‘합의 이행을 위한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선처 요청’이란 고발 당사자인 교육부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전교조의 요청대로 고발 당사자인 교육부가 스스로 고발을 취하하는 것이 최선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시국선언 교사들과 관련해 현재 진행 중인 각 시도교육청의 징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2015년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 3만8092명에 대해 각 교육청에 징계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검토해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징계와 관련한 법령 검토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창익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식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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