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삼성그룹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승마훈련을 위해 거액을 지원하는 과정에 관여한 핵심 증인들이 이번 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 재판 증언대에 선다. 정씨에 대한 승마지원을 뇌물로 볼 수 있나를 두고 검찰과 변호인 측은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18일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55차 공판에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증인으로 부른다. 박 전 전무는 최씨의 측근으로, 독일 현지에서 정씨에 대한 승마훈련 지원을 돕고 승마지원을 삼성에 제안한 인물로 지목된다. 그는 거액의 승마 지원금을 받는 과정에서 삼성 측과 협의하는 등 최씨와 삼성 간 중간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전무는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문체부 공무원이 날아간 것을 보지 않았냐. 최씨가 대통령과 가깝다"고 얘기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 측이 최씨의 존재를 인지하고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 등 그룹 현안을 부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영재센터와 정씨에 대한 승마 지원에 298여억원에 달하는 돈을 지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삼성 측은 박 전 사장이 독일에서 박 전 전무를 만나 최씨의 얘기를 들은 7월 29일에서야 최씨와 정씨의 존재를 파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전무는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사장이 정씨를 포함한 승마 훈련 지원계획을 세워달라고 최씨 측에 먼저 요청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했다. 이는 박 전 사장이 특검 조사에서 최씨 측이 먼저 정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진술과 배치되는 것이다. 박 전 전무의 증인 신문에서 최씨 측은 실무적인 부분을 그가 담당하고, 자신은 깊게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7일에는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진재수 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과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그는 최씨의 독일 금고지기로 계좌 개설과 부동산 구매를 위한 자금 대출 등을 도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검은 삼성 지원과 독일 내 최씨 일가 자산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5일 이 부회장 공판에 나와 삼성전자가 독일 하나은행에 개설한 코어스포츠 계좌의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으라고 제안했다고 증언했다. 진 전 문체부 과장도 문체부 공무원들에 대한 좌천 경위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롯데그룹 뇌물 사건'과 관련 증인신분으로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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