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기자] "허팝이랑 헤이지니, 럭키강이 팬이에요. 헤이지니랑 럭키강이랑 같이 사진도 찍었어요."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다이아 페스티벌' 현장을 찾은 초등학생 이모양은 크리에이터(1인 방송 콘텐츠 창작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스럽게 내보였다. 이날 행사장은 종일 내리는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가족, 연인, 친구 단위의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이아 페스티벌'은 아시아 최대의 1인창작자 축제로 CJ E&M의 다이아 티비(DIA TV)와 서울특별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최해 15일과 16일 양일간 개최됐다. 지난해 처음 열린 이후 올해가 두번째 행사다. 다이아티비 관계자는 "작년 3만명에 이어 올해는 누적 관람객이 4만명을 넘었다"며 "MCN에 대한 관심이 매년 커지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회 페스티벌에 비해 훨씬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하고 콘텐츠도 다양해졌다"며 "특히 관람객 수가 는 것은 물론 연령층이 다양해진 것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일부 마니아층에 의한 하위문화 정도로 인식되던 MCN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아 가는 모습이다. 콘텐츠 소비층도 10~30대 젊은 세대에서 위아래 세대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초등학생 딸과 함께 온 장모씨는 "아이가 오늘 행사를 알고 함께 가자고 해서 김포에서부터 달려왔다"면서 "애가 방송 보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같이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지금은 온 가족이 다 같이 보는 채널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MCN 방송이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CN이 다른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도 대단하다. 화장법 등을 소개하는 뷰티 크리에이터 씬님(본명 박수혜)이 방송을 통해 특정 화장품을 소개하면 곧바로 완판,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다. 씬님은 132만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키즈 콘텐츠 역시 유명 크리에이터가 장난감 등 어린이 용품을 방송에서 다루면 해당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곤 한다.
1인 방송 장비업체들도 MCN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 카메라, 조명 등의 1인 방송 장비를 거치할 수 있는 삼각대를 비롯해 다양한 장비들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전문적으로든 취미로든 1인 방송을 하는 크리에이터들이 크게 늘어나다보니, 관련 장비 매출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MCN 산업 자체의 파이도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MCN 산업 시장규모를 2000억~3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주목할 점은 시장규모가 커지는 속도다. MCN 업계는 시장규모가 매년 2~3배씩 성장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올해는 최소 5000억원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서 "산업 특성상 한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고 있는 정부도 MCN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번 다이아 페스티벌 지원뿐 아니라 향후 MCN 산업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13일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영상크리에이터 아카데미' 1기생 총 87명이 수료식을 가졌다. 수강생 송혜민씨는 "크리에이터 교육과정은 아기를 낳고 경력이 단절됐던 5년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무언가 시작하려는 저에게 희망 같은 존재였다"며 "앞으로 나만의 영상콘텐츠를 만들어 크리에이터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MCN 산업이 커지면서 콘텐츠진흥원은 물론 전파진흥원, 서울산업진흥원 등에서도 비슷한 크리에이터 양성 과정을 늘려가는 추세"라고 밝혔다.
제2회 다이아 페스티벌에 관람객들이 가득 들어찼다. 사진=정재훈 기자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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