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박현주 회장 "미래에셋, 영원한 혁신가 돼야"
'투자의 야성 갖는 조직' 강조…지배구조 개선 의지도 피력
2017-07-02 12:00:00 2017-07-02 12:00:00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미래에셋그룹의 박현주 회장(사진)이 금융의 새 길을 여는 영원한 혁신가(permanent innovator)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투자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함은 물론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고 전문가가 꿈을 구현하는 투자의 야성을 갖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2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박현주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호텔에서 홍콩, 베트남 등 해외법인을 포함한 전 계열사 주요 임직원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를 가졌다. 이번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20년 전 미래에셋을 창업한 기억을 되새기며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기업을 성장한 데 따른 소회를 밝혔다. 그는 미래에셋이 금융의 새 길을 여는 영원한 혁명가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정직하고 좋은 상품을 제공하고, 정성을 다하고 꾸준히 혁신을 거듭하는 것이 독립투자전문그룹 미래에셋이 신뢰받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경제학자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혁신이 자본주의의 본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펀드도 낯설었던 1997년부터 투자가 상식이 된 2017년까지 미래에셋의 20년 역시 금융혁신의 길을 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최초의 뮤추얼펀드가 그랬고, 주식·채권 일변도를 바꾼 대체투자가 그랬다”며 “국내에 머물러있던 투자를 해외투자로, 상품중심에서 글로벌 자산배분으로 주저 없이 진화를 거듭하며 처음에는 불가능한 상상이 이제는 사회가 인정하는 혁신의 길이 됐다”고 덧붙였다.
 
1997년 자본금 100억원의 벤처캐피탈로 출발한 미래에셋은 현재 증권, 자산운용, 보험 등 11개 계열사를 둔 자본금 13조8000억원의 거대그룹으로 고도성장했다. 임직원수는 1만4000여명에 달한다. 성장을 위한 광폭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5년말 대우증권을 인수해 미래에셋증권과 합병하며 자기자본규모 업계 1위의 독보적 증권사로 거듭났고, 작년에는 영국계 생명보험사 PCA생명 인수, 지난달에는 네이버와 국내·외 디지털금융사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맺으며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각각 자사주 5000억원 가량을 상호매입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은 현재 15개국에서 22개의 법인과 5개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나아가 현재 아일랜드 더블린에 글로벌트레이딩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 인수합병(M&A)도 구상 중이다. 나아가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통한 도약에도 나설 예정이다. 박 회장은 “벤처창업 지원을 위한 대형프로젝트가 시작될 것”이라며 “수조원대의 신재생에너지 투자와 고속도로 건설, 남해안 관광 인프라 투자도 추진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올해 안에 글로벌마켓에 6000개의 호텔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없이는 성장도 없다며 투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1만4000명의 임직원이 투자를 통해 고객과 사회에 기여하며 미래세대들이 글로벌마켓에서 당당히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미래에셋의 초석을 만들겠다는 강조했다. 박 회장은 “투자를 통해 국가자산을 증대시키고 고용을 창출하고, 젊은이들이 도전하는 활기찬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운용사의 운용자산 약 110조, 증권사·보험사의 예탁자산 약 250조 등 총 360조원의 10% 수익을 만들면 36조원의 국부를 증대시킬 수 있고, 소득증대를 통한 소비증대 국가경제의 선순환 구조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점도 밝혔다. 박 회장은 “오너의 가족이나 소수에게만 기회가 있는 폐쇄적인 조직이 아니라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는 기업, 그래서 직원이 성취를 이루고 긍지를 갖는 기업을 만들겠다”며 “미래에셋을 개인소유를 넘어 경쟁력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고 전문가가 꿈을 구현하는 투자의 야성을 갖는 조직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신정부들어 ‘재벌개혁’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전부터 줄곧 미래에셋의 지배구조에 대해 지적한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그간 미래에셋은 실질적으로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에셋캐피털이 연말 단기차입금을 조달해 총자산을 늘리거나 지분조정을 통해 지주회사 규제를 피해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지주회사법상 한 회사의 총자산 중 자회사의 주식가치 비중이 50%를 넘고, 해당 회사가 최대 출자자일 경우 두 회사를 지주사와 자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그간 미래에셋캐피탈은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총자산의 50%를 초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단기 차입금을 늘려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터였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기준 준수 차원에서도 고려 대상이다.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주식 소유한도를 자기자본의 150% 이내로 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박현주 회장이 지분 34.32%를 가진 최대주주로 있는 캐피탈을 중심으로 주력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006800) 지분 18.47%, 미래에셋생명 지분 19.01% 등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자기자본은 현재 8500억원, 자산총액은 1조8500억원이다.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가치는 약 1조3844억원, 1446억원에 달한다. 캐피탈의 자기자본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미래에셋은 캐피탈의 연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아직 규모 등에 대해서는 검토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그간의 지적받은 부분들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기자본, 자산의 증대를 추진 중이고, 캐피탈 본연의 업무도 확대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이를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지난 1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포시즌스 호텔에서 개최한 ‘미래에셋 창립 2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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