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조선업계 월별 수주잔량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보다 증가했다. 초대형유조선(VLCC) 등의 발주가 이어지면서 다소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올 하반기 일감 절벽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회생의 청신호로 단정하기에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12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1749만CGT(가치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지난 4월 말 1734만CGT 대비 15만CGT 늘었다. 수주잔량 증가는 2015년 6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조선업계 수주잔량은 2015년 6월 3376만CGT를 기록한 뒤 매달 감소해 지난해 2월 3000만CGT 이하로 떨어졌다. 올 2월에는 2003년 7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수주잔량이 2000만CGT 이하를 기록할 정도로 수주가뭄이 이어졌다.
조선업계 월별 수주잔량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전월보다 증가했다. 제작/뉴스토마토
4월부터 흐름이 반전됐다.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66만CGT(50척)로, 이중 한국은 79만CGT(21척)를 수주했다. 4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수주 1위를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은 각각 32만CGT(17척), 8만CGT(3척) 수주에 그쳤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수주량도 한국이 207만CGT(57척)으로 가장 앞섰다. 이어 중국 184만CGT(101척), 이탈리아 74만CGT(8척), 핀란드 67만CGT(4척), 일본 38만CGT(18척) 순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내줬던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중국은 지난해 1~5월 247만CGT(103척)를 수주하며, 한국의 46만CGT(19척)를 크게 앞선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유조선과 LNG선박 등 국내 조선업계의 기술력 좋은 선종을 중심으로 수주가 늘었다"고 말했다.
업계는 그럼에도 이 같은 수주량 증가가 조선산업 회복을 단정 지을 만한 청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특히 올 하반기 일감 부족으로 현대중공업은 5000여명의 유휴 인력이 생길 것으로 전망되며,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추가적인 인적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등 일감 부족을 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수주에서 설계 후 건조까지 2년 정도 걸린다고 보면 올 하반기 일감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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