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오후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이화여대 수시모집 체육특기자 전형에서 부정하게 입학한 후 출석을 하지 않고도 학점을 받는 등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와 이화여대 관련자들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했으며,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김수정) 심리로 진행된 결심 공판에서 최씨에게 징역 7년을, 최경희 전 총장에게 징역 5년을, 남궁곤 전 입학처장에게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또 정씨는 승마선수 활동에 관해 삼성으로부터 특혜를 받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는 삼성그룹에 대한 승계 작업 등 현안을 해결해 달라는 청탁의 대가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으로부터 213억원을 받기로 한 후 실제 77억9735만원을 받는 등 특정범죄가중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씨는 말 계약서 등 관련 서류를 허위로 작성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이에 대해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지난달 31일 입국 시에도 "잘 모르겠다", "억울하다" 등으로 말했다. 최씨 모녀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도 같은 날 정씨와 접견한 직후 이화여대 관련 혐의에 대해 "아마 공범 관계 입증이 검찰로서는 상당히 곤혹스러운 부분이 아니겠나 생각한다", 삼성 뇌물에 대해 "조사하는 것으로 안다. 뇌물 관계는 전혀 인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씨는 개인 신용보증장으로 대출을 받아 독일에서 주택을 매입하는 등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씨는 대학교 1학년이던 지난 2015년 12월 최씨의 예금과 임야를 담보로 하나은행에서 신용보증장을 발급받은 후 하나은행 독일법인으로부터 연 0.98%의 금리로 38만5000유로를 대출받았다. 최씨의 예금으로 송금할 수 있는데도 대출을 받은 것이 자금 세탁이란 지적이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9월 초 최씨와 독일로 출국한 정씨는 잠적 생활을 해오다 올해 1월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정씨를 구금하던 덴마크 검찰은 3월17일 한국으로의 송환을 결정했고, 이에 정씨는 송환불복소송을 냈다. 올보르 지방법원이 4월19일 소송을 기각하자 고등법원에 항소한 정씨는 지난달 24일 소송을 철회했고,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31일 오후 입국했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씨가 지난달 3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 검찰에 체포된 채 계류장에서 포토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