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이동통신 3사의 이익 상당 부분이 외국으로 새고 있다. 수익 대부분이 국내에서 발생해, 국부 유출 논란도 나온다.
이통 3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6일 기준 평균 45%에 달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이 기간통신사업자의 외국인 지분을 49%로 제한하는 점을 고려하면 한계점에 이르렀다.
일본 통신기업 NTT도코모를 주요 주주로 둔 KT는 외국인 지분이 49%로 정점을 찍었다. KT의 외국인 지분은 2014년 2월21일 38.33%으로 바닥을 찍은 이후 계속 증가해 2015년 9월 이후 법정 최고한도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외국인 지분율이 높기는 마찬가지다. SK텔레콤 주식은 아예 주식예탁증서(DR) 형태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매매된다. 현재 약 11%의 지분이 이런 방식으로 외국 투자자 손에 들어가 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까지 포함하면 42.5%의 지분이 외국인 소유다. 49%에 육박하던 2014년 2월과 비교하면 많이 낮아졌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LG유플러스도 위태롭다. 지난해 초 외국인 지분이 34% 정도였지만 최근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44.8%로 높아졌다.
국내 통신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많은 이유는 그만큼 우량하다는 방증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부 유출 논란을 낳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조6601억원을 벌어 절반가량인 7061억원을 배당했다. 외국인 지분율을 고려하면 이 가운데 약 3000억원이 외국 자본에 배정됐다. KT는 2014년 적자로 배당이 없었지만 2015년 1224억원을 배당한 데 이어 지난해 1960억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배당금도 1528억원에 달했다. 이통 3사의 외국인 지분율을 고려하면 매년 순이익의 10~20% 가량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반면 해외 통신사들은 기간산업에 대한 외국인 자본 관리가 보다 철저하다. NTT도모코는 일본 증시는 물론 미국과 영국에 모두 상장돼 있지만 우리나라 이통사와는 지배구조가 딴판이다. 모회사인 NTT 지분이 65% 이상으로 강력한 지배력을 유지한다. 외국인 지분은 14% 정도다. 한국통신에서 출발한 KT의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 지분이 10.46%에 불과한 것과 비교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이동통신서비스의 수혜자가 엉뚱하게 외국 자본이 되고 있다"며 "외국 자본 비율을 낮춰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통신료를 낮춰 국민들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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