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생수 시장이 불황에도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 1위를 지키며 독주체제를 유지하던 '삼다수'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2위 경쟁 중인
롯데칠성(005300)과
농심(004370)은 약진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생수시장에 신규 진출한 후발 사업자들의 공세까지 이어져 먹는 물 시장이 이른바 '무한경쟁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15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약 7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6400억원) 대비 15.5%나 성장한 규모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0년께 1조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웰빙 트렌드와 1인 가구 증가로 생수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그동안 생수시장 압도적 1위를 달리던 '삼다수'의 점유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닐슨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JPDC)의 2016년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41.5%로 전년대비 3.6%포인트 감소했다. 아직 40% 점유율로 생수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성장세만 보면 2010년 50%를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2위와 3위인 롯데칠성과 농심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점유율을 조금씩 키워나가고 있다. 롯데칠성 '아이시스'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9.7%를 기록했다. 여기에 나머지 롯데칠성 생수 브랜드 점유율까지 더하면 시장 점유율은 11.2%에 달한다. 두자릿수 점유율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농심 '백산수'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백산수의 2016년 시장 점유율은 8%로 전년대비 2.3%포인트나 성장했다. 적극적인 마케팅과 중국 신공장 가동 효과 등이 더해진 성과다.
롯데칠성은 강력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초 KBS 인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PPL(제품 간접 광고)로 참여하는 등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힘을 기울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농심 백산수는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 등 유통망 강화에 노력한 전략이 효과를 봤다.
시장구도의 재편은 새롭게 시장 공세에 나선 후발주자들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신세계푸드(031440), 아워홈, 정식품 등은 생수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10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인수한 뒤 새로운 생수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기존 제이원이 만들던 생수브랜드 '크리스탈'을 유지하면서 신세계푸드 자체 생수브랜드를 구축해 늦어도 올해 하반기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식자재 유통에 강점을 지닌 아워홈은 지난해 12월 '지리산수'를 출시했고, 두유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도 올해 초 '심천수'로 생수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년째 성장하던 와인 시장도 5000억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는데 생수시장은 2배에 달하는 규모이다"며 "생수가 제조원가 대비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일단 입지를 구축하면 비교적 쉽게 이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도개발공사의 '삼다수'가 올해 말 광동제약과의 계약이 만료되면서 새 주인을 찾을 전망이 가운데 판권 획득을 위한 물밑 경쟁 등 시장 재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가 생수 제품을 고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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