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안심전매 프로그램, '분양 투기' 부추기나
"투기 막기 위해선 후분양제 도입 시급"
2017-05-15 06:00:00 2017-05-15 06:00:00
GS건설(006360)이 이달 김포시 걸포동에서 4229가구에 달하는 초대형 아파트 단지인 ‘한강메트로자이’를 분양하는데, 홍보·마케팅으로 도입된 ‘안심전매 프로그램’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한다는 지적이다. 건설사가 분양권 전매를 겨냥한 투자자들을 최대한 끌어 들여 계약률을 높여 실적을 쌓고, 미분양을 최소화해 손을 털겠다는 심산이다.
 
부동산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강메트로자이의 '안심전매 프로젝트'에 대한 댓글. 사진/뉴스토마토
 
14일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따르면 GS건설의 한강메트로자이 중도금 대출에 대해서 “걸포자이분양팀이 너무 노골적으로 최대한 이득을 치고 빠지겠다는 느낌”, “중도금 대출이 8개월 후 발생할 경우 투기판이 될 것”, “고분양가를 조장하는 것도 그렇고, 심상찮다”, “실소유자들은 울고, 투기꾼들은 경쟁이 심하고, 결국 이익을 보는 건 건설사, 분양자들은 의문의 1패” 등 게시판은 부정적 댓글이 주를 이뤘다.
 
관련 댓글은 100건을 훌쩍 뛰어넘는 등 조회수도 높다. 지난해 GS건설이 안상시 상록구에서 분양한 그랑시티자이에서 선보인 ‘안심전매 프로그램’을 ‘한강메트로자이’에서도 홍보·마케팅으로 꺼내든 것이다. 이달 분양에 나서는 한강메트로자이는 총 4229가구로 그랑시티자이(7628가구)와 함께 초대형 매머드급 단지로 꼽힌다.
 
올해 GS건설은 20개 단지에서 총 1만9808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그랑시티자이2차와 한강메트로자이 등 2곳의 단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약 35.19%(오피스텔 포함)에 달한다. GS건설이 분양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올해부터 입주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다 분양 공급과잉 논란까지 겹치고 있다. 특히 김포의 경우 올해 총 1만6545가구를 분양해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평택(1만1607가구), 남양주(9450가구), 과천(9184가구), 시흥(8010가구), 고양(7042가구), 성남(6070가구), 안양(5963가구), 안산(5963가구)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GS건설이 이달 분양하는 '한강메트로자이'의 분양홍보관 내부. 사진/GS건설
 
전문가들은 GS건설이 ‘안심전매 프로그램’ 등으로 이름을 포장해 분양시장의 과열을 조장·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GS건설이 분양한 그랑시티자이의 경우 분양가의 10%가 아닌 500만원 정액제를 채택했다. 500만원만 있으면 분양권을 쥐고 있다가 중도금 이자 부담 없이 전매를 할 수 있다.
 
건설사들의 이런 꼼수는 고스란히 실수요자들에게 전가된다. 정작 집을 구매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높은 분양 경쟁률 탓에 어려움을 겪고, 전매가 자유로워지면서 일부 인기 동과 타입(평면)은 분양권 프리미엄으로 집값을 끌어올린다. 또 이들 분양권 거래시 불법 다운계약서가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최승섭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팀 부장은 “’안심전매 프로젝트’는 분양 시장에서 분명히 투기를 조장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면서 “중도금을 늦추는 등 다양한 꼼수를 내놓고 있는데, 분양권 투기를 막기 위해선 후분양제 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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