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삼성전자가 원통형 스마트폰을 준비 중이다. 접거나 돌돌 말 수 있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내장된 형태다. 적외선을 이용한 가상 키보드로 PC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가상현실(VR) 카메라도 탑재된다.
11일 미국 특허청(USPTO)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기기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다.
삼성전자가 특허 출원한 원통형 스마트 기기 개념도. 사진/미국특허청
공개된 특허 내용을 보면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 기기는 원통형이다. 360도 촬영이 가능한 VR 카메라를 위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평소에는 접혀져, 기기 안에 위치한다. 필요할 때만 밖으로 펼쳐진다. 갤럭시노트 시리즈의 S펜을 꺼낼 때 끝을 살짝 누르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펼쳐진 디스플레이는 형상기억합금이 지탱한다.
세로 형태인 기존 스마트폰과 다르게 화면이 가로로 열리는 것도 특징이다. TV나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형태다. 적외선 가상 키보드를 이용하면 데스크탑PC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화면이 기기 내부에 있을 때도 외부의 소형 디스플레이를 통해 간단한 조작을 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내장돼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할 때 간편하게 보관이 가능하며, 자전거 핸들에 부착할 수도 있다. 360도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는 기어VR 등 다른 VR기기와도 연동되며, 무선충전과 태양광 충전 기능도 들어간다.
삼성전자는 특허 출원 문서에서 “기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고정형 디스플레이를 위한 디자인으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며 “원통형 스마트 기기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장점을 모두 살리는 새로운 개념의 모바일 기기”라고 설명했다.
원동형 스마트폰의 출시 시기는 미정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가 될 전망이다. 관련 기술들이 이미 상용화됐거나 상용화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3일 발간한 '기술이 세상을 바꾸는 순간' 책자에서 종이처럼 동그랗게 말아지는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2023년께 최초로 상용 모바일 제품에 적용될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5.7인치 컬러 롤러블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공개했다.
가상 키보드나 360도 카메라 등은 이미 상용화된 지 오래다. 중국 IT기업 레노버는 2015년 가상 키보드와 프로젝터 기능이 들어간 컨셉트 스마트폰 ‘스마트 캐스트’를 공개한 바 있다.
레노버가 2015년 공개한 컨셉트 스마트폰 '스마트 캐스트'. 프로젝터와 가상키보드 기능을 갖췄다. 사진/레노버
미국의 IT 전문 미디어인 톰스가이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컴퓨터로 둔갑시켜 주는 덱스(DeX)를 출시했지만 이보다 더 크고 멋진 일을 준비 중"이라며 “삼성전자의 원통형 스마트 기기가 차세대 컴퓨터 사용 환경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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